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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바나우에 계단논 유기농업 명소가 되다
흙살림 조회수 963회 14-03-2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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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바나우에 계단논 유기농업 명소가 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계단논
벼를 재배하는 아시아지역의 어느 나라에서나 깊은 산자락에는 다랑논(階段畓)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벼농사는 시대적으로 따지면 중국이나 우리가 더 앞선 것 같기도 하지만, 이를 제치고 필리핀 바나우에(Banaue)의 계단논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1995)에 먼저 등재되었다.
바나우에는 18개의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2000년 현재 주민은 20,563명이고 가구수는 3,952호이다. 계단논은 바나우에를 중심으로 청량산맥을 따라 인근 주로 확장되어 널리 분포하고 있다. 벼 품종은 이 지역기후에 맞는 재래품종이나 수량이 낮고 생육기간이 긴 것이 특색이다. 바나우에 지방은 코르딜레라산맥에 자리한 해발 2,000m이상의 험준한 산이 병풍으로 둘러 쌓여있어 평지가 없는 관계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산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수천 년 전 말레이족인 이푸가오원주민이 이 지역에 정착하면서 주식(主食)으로 유리한 쌀농사를 하게 되고 급경사지에 계단을 쌓아 논을 조성하게 된 것이다.
천상으로 이어지는 녹색 계단
그들이 장구한 세월 축조한 계단논은 경사가 60도가 넘는 비탈진 지형을 깎아 수평으로 고르고 유로(流路)나 관개수로와 통로가 지나가는 사면(斜面)은 토양 유실에 취약하여 석조(石造)로 담을 쌓고 기타 법면(法面)은 흙으로 토담을 만들어 풀을 심어 보호하였다. 석축은 높은 곳이 10m에 이르며 다랑논은 해발1,500m의 산록경사지(山麓傾斜地)에 대체로 위치하고 논이 시작되는 경사지 하단은 면적이 제법 넓지만 산정(山頂)으로 올라갈수록 계단의 폭이 좁아져 ‘천상으로 이어지는 녹색의 계단’이란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다랑논주위의 열대우림에서 집수된 관개수는 상위 계단에서 관개수로를 통해 아래 논으로 물대기가 이루어져 물을 가두게 되는데 계단식으로 축조한 논둑의 길이가 지구둘레를 반 바퀴(24,400km)이상 돌고도 남고 이 둑으로 만들어진 논 면적이 10,360km2에 이르고 있다.
계단식 논은 고난의 삶을 인간승리로 순치시킨 유물
벼농사는 우기에 단작으로 행하고 9월 수확 후 물이 부족한 건기에 2기작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는 다음 작기를 대비해 논을 보수하는데 힘을 쏟는다. 우기에 유실된 석축과 논둑을 보수하고 특히 둑을 뚫어 물을 새어나가게 하여 축대를 허물어지게 만드는 큰 지렁이를 잡아 없애고 진흙의 논흙으로 논둑을 싸 바르는 작업이 주요한 일과다. 수확은 칼로 이삭을 베어 단으로 묶어 햇빛에 건조한 후 종자는 3층 구조의 전통가옥 천청에 매달아 두었다가 이삭채로 파종한다. 우리와 같은 우렁이농법으로 잡초를 제거한 후 변변한 단백질 급원이 없는 산촌오지에서 풀로 자란 우렁이는 귀중한 동물성반찬으로 식탁에 오른다.
바나우에가 인류의 생활문화유산지역으로 지정된 데는 계단논의 진수를 보여주는 바타드(Batad)와 방간(bangaan)마을이 명소(名所)로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깎아지른 벼랑에 계단논을 일구고 어렵게 비집고 들어선 비탈진 비좁은 터에는 몇 채의 전통초옥이 들어서 산간마을이 이루어지고 돌길이 돌계단과 돌다리로 이어지면서 자연과의 연면한 고난의 삶을 인간승리로 순치(馴致)시킨 이푸가오족의 이상향(理想鄕) 단지(cluster)가 2000년 이상 유지되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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