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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건강 005 포도

『동의보감』에서는 포도를 ‘보도’라고 하였다. 지금도 보도라고 하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포도의 성질은 고르다[평平]. 맛은 단데 신맛이 나기도 한다. 포도는 주로 폐와 비장 그리고 콩팥에 영향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는 포도가 습비濕痺를 치료한다고 하였다. 습비는 착비着痺라고도 하는데, 풍한습風寒濕의 나쁜 기운이 팔다리의 뼈마디와 경락에 침범해서 생긴다. 그 중에서 습기가 많아서 생긴 경우를 말한다. 습비가 되면 팔다리가 무겁고 부으며 피부감각이 둔해지고 뼈마디가 아프다. 아픈 곳은 대체로 일정한데만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면 더 심해진다. 흔히 관절염이라고 하는 것이다.
포도가 습비에 좋은 것은 포도가 소변을 잘 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소변을 통해 몸 안의 나쁜 습기를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하니 소변이 시원치 않은 사람에게도 좋다.
여름에 더위를 먹어 목이 마르고 속이 답답한 데는 포도를 즙내어 자기에 넣어 걸쭉하게 달인 다음 졸인 꿀을 조금 넣어 먹는다.
또한 포도는 기력을 늘려준다. 포도를 먹으면 힘이 생기지만 포도에는 당분이 많아서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살이 찔 수도 있지만 다이어트 하면서 배가 고플 때 약간 먹으면 포도가 배고픔을 없애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보조 식품으로 쓸 수 있다. 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도 포도가 좋다.
포도는 얼굴을 늙지 않게 한다. 피부 노화를 막는다는 말이다. 또한 콩팥을 따뜻하게 한다. 여기에서 ‘콩팥을 따뜻하게 한다’는 말은 콩팥의 양기를 올려준다는 말이다. 한 마디로 하자면 정력을 늘려준다는 뜻이다.
포도에는 항암작용, 식욕 증진 등의 효과가 있고 특히 혈관을 튼튼하게 하면서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해준다고 한다. 당뇨성 말초신경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고 알츠하이머나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다만 포도를 너무 오랫동안 먹으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눈이 어두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포도가 나는 계절에만 일시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포도주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했다. 포도주는 찹쌀밥과 허연 누룩을 섞어 발효시키면 자연히 술이 된다고 하였다. 위魏나라의 초대 황제(재위 220-226)인 문재文帝(조조의 둘째 아들)는 포도주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포도주는 쌀로 빚은 술보다 달며 잘 취하지만 쉽게 깨어난다고 하면서, 이를 증류하여 소주를 내리면 홍색의 술이 나오는데 아주 좋다고 하였다. 그때에 이미 꼬냑(브랜디)을 만들어 먹었다는 말이다. 참고로 포도를 안주로 술을 먹으면 과음을 막을 뿐만 아니라 숙취도 없게 해준다. 참고로 포도는 달기만 해서는 위에서 말한 여러 효과를 볼 수 없다. 단맛을 기본으로 하면서 약간의 신맛과 더불어 떫은맛이 살짝 나는 포도가 좋은 포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