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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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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이야기<6> 귀농 때 집 장만은?
흙살림 조회수 376회 18-07-0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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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농귀촌 상담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토지와 집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과연 일생에서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이 거주할 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따라서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은 비용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고 땅을 살피고 건축회사들을 성지 순례하듯 찾아다닌다. 하지만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도대체 농촌이란 별의별 변수가 많은 곳이라 마음에 드는 집터를 고르거나 집을 마련하기가 녹록치 않음을 실감하곤 한다. 게다가 법적인 인허가 사항은 왜 그리 많고도 복잡한가. 만약 당신이 농촌에서 주거문제를 해결했다면 당신은 이미 절반 이상 성공한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주거문제는 그만큼 어렵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집을 소유의 개념, 재산의 개념,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 그렇게 알고 살았다. 얼마에 사서 얼마를 남기고 팔 수 있을까?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집은 확실히 내 소유물이고 내 재산이며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상승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경치 좋고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곳의 땅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튼튼하고 멋진 집을 되도록 싸게 짓고, 나중에는 값도 오르는 그런 집을 가지는 것. 그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하지만 우리가 도시생활에서 익숙했던 집에 대한 이런 개념은 농촌으로 가는 순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농촌은 도시처럼 투자성과가 당장 보이는 곳도 아니고, 재산을 과시해봤자 유별나게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곳이고, 무엇보다도 집을 사고파는 일이 도시처럼 빈번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왜 농촌으로 내려가는지 거듭 물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가는가, 아니면 보다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서 가는가?

 

근래 미국에서는 스몰하우스 운동(small house movement)이 한창 인기라고 한다. 스몰하우스는 말 그대로 작은 집이다. 얼마나 작을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주택의 바닥 면적이 겨우 15제곱미터에 불과한 집도 있다. 덩치가 큰 미국인들이 어떻게 그 조그만 집에서 살 수 있을까? 뿐만 아니다. 집이 작기 때문에 이 집은 트럭에 실을 수도 있다. 트럭에 싣고 여기저기 옮겨갈 수 있다는 말이다. 농촌으로 가면 우리도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참으로 생소한 집을 볼 수 있다. 이동식 소형주택이 그것이다. 집이 작으니 건축비도 당연히 저렴할 것이다. 얼마 전에 미국 언론에 보도된 스몰하우스 하나는 단돈 2천 달러로 지었다고 해서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그 집 앞마당에는 텃밭도 있다. 스몰하우스 운동의 창시자는 제이 셰퍼라는 사람이다. 그는 스몰하우스야말로 “인생을 통째로 다이어트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주장한다. “집이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 우리 역시 인생 2막을 새로이 시작하는 마당에 무거운 짐까지 지고 갈 수는 없다. 농촌의 집은 내 가족이 행복하게 지내는 곳, 이웃과 어울리는 곳,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곳, 그리고 결코 짐이 되지 않는 그런 집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농촌에서 보다 수월하게 집을 마련할 수 있다. 농촌의 집은 도시에서 익숙했던 소유의 개념, 재산의 개념, 투자의 개념 대신에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행복한 집이란 무엇인가? 고대 서양의 현인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내 집이 비록 작더라도 진정한 친구로 채울 수만 있다면 만족하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