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보기 기부금내역
도시농업

페이지 정보

귀농귀촌 이야기<4> 우리가 농촌으로 가는 이유
흙살림 조회수 166회 18-07-05 14:00

본문

 

뒍?? 쒐.jpg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환상과 편견 둘 모두를 동시에 가지고 농촌을 바라보는 것 같다. 농촌은 어디든 고향 같아서 나를 포근하게 받아줄 수 곳인 동시에 또한 농촌은 낯선 이방인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곳으로 말이다. 사실 그렇다. 농촌은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곳 같기도 하면서 어쩌면 도시보다 훨씬 더 싸늘한 곳이기도 하다.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도시보다 오히려 더 매몰차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 말이다. 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농촌을 그리워하고 자연의 품에 안기고 싶어 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가는 이유는 저마다 다 다르겠지만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우리 모두 궁극적으로 자신과 가족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행히 우리가 가고자하는 농촌은 아직도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그리고 자연환경이 많이 파괴되었다고는 하지만 농촌은 여전히 도시의 각종 공해와 오염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인정이 살아 있고 마을 공동체도 아직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곳에는 우리의 친척들이 살고 있고 그 옛날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아직까지는 그리고 앞으로도 농촌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행복을 찾아가는 농촌은 그리고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농민은 과연 행복할까? 물론 행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푼 꿈을 안고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가는 우리를, 그들은 반겨줄까? 바라건대 반겨주길 바랄 뿐이다. 어쨌든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그곳에 대해서 우리의 농촌과 농민, 그리고 농업에 대해서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 이후의 세대는 삶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보냈기 때문에 농촌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는 귀농 혹은 귀촌이라는 생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또한 예기치 못한 난관을 뚫을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을 과거의 고정된 시각과 관념으로 바라보다가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십상이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의 실정을 객관적으로, 환상과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귀농귀촌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첫걸음은 미래의 우리 이웃이 될 농민과 우리의 삶터가 될 농촌, 그리고 우리의 생계와 직결된 농업에 대해 최소한이나마 이해하는 것이다.

 

“농민들의 손은 어디를 가도 다 똑같다. 그건 농부의 표정이기도 하다. 두툼하며 손가락이 굵고 짧다. 손마디는 거칠고 마디마디에는 흙냄새가 배어 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도 역시 그러했다. 부모님의 손에 비하면 내 손은 매끈하지만 그 손에서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을 본다.” _ 이태근,『농부로부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