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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농사 연대기<3>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
흙살림 조회수 295회 18-07-04 15:26

본문

<텃밭농사연대기③>

 

농부의 마음을 이해하는 시간

-텃밭 5~6월의 할 일-

 

텃밭에서 한낮을 보내는 일이 점점 힘든 계절이 되어 간다. 아직 얼어있는 땅에 삽질을 하며 퇴비를 주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잠깐 동안의 밭일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씨 뿌리고 모종 심을 때만 해도 설레는 마음이 가득이었다면 지금은 제법 농부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욕심껏 다양한 작물을 심은 탓에 이것저것 해야 할 일도 참 많다. 게다가 나보다 먼저 작물을 시식해대는 해충들 때문에 속이 탄다. 손바닥 만 한 밭뙤기에도 이렇게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농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농부들의 노고는 과연 얼마만한 것일지 가늠도 안 된다. 게다가 날씨처럼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요인들까지 더해지면 농사는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당장에 눈앞에 펼쳐진 일들을 해치워야 수확의 기쁨 또한 누릴 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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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1. 곁순따기와 솎아주기

심은 지 몇 주 지난 모종은 제법 자리를 잡아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심은 지 얼마 안 되어 비실대다가 맥없이 시들이 버리는 것들은 뿌리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들이다. 원래부터 모종에 문제가 있었거나 영양 부족, 환경 조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미 죽은 것을 어쩌랴. 죽은 것들은 과감하게 뽑아버리고 새 모종을 구해서 심어주면 된다.

단순히 심고 물주고 하는 작업 외에 제법 농사일 같다고 여겨지는 작업이 있다. 바로 곁순제거다. 곁순제거란 원줄기와 본가지 사이에 나오는 순을 따주는 것을 말한다. 방울토마토와 토마토를 키울 때 반드시 해주어야 하는 작업이다. 곁순을 따주지 않으면 계속 새로운 가지가 나오고 잎을 내게 되면서 과실로 가야할 영양분을 뺏기게 된다. 고추와 가지, 호박, 오이 등도 곁순은 나오지만 이들은 눈에 띄게 수확량 차이가 나지는 않으므로 생략해도 된다. 대신 고추와 토마토에 피는 첫 꽃은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고추의 원 줄기가 ‘Y’자 형태로 갈라지는 부분을 방아다리라고 하는데 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자라는 첫 번째 꽃대를 제거해주면 좋다. 처음 피는 꽃이 마냥 신기하고 예쁘지만 초기의 영양분이 첫 번째 꽃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고 더 많은 꽃을 피워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따주어야 한다. 토마토나 방울토마토의 첫 꽃대도 마찬가지다.

텃밭에 파종했던 씨앗들도 제법 싹의 틔워 자라나고 있다. 흩뿌리거나 촘촘히 줄뿌림하여 심은 잎채소들이 이제는 비좁아 보인다. 계속 키울 것들만 남겨 놓고 솎아주기를 해야 할 때다. 솎아 주기는 보통 2~3차례에 거쳐서 하는데 처음에는 5cm정도 간격으로 솎다가 최종적으로는 25~30cm정도 간격이 되도록 하면 된다. 솎아 낸 잎채소는 첫 수확물이 되는 셈이다.

 

할 일 2. 풀매고 거름주기

작물이 자라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자라는 것들이 있다. 이른바 잡초. 도대체 어디에 씨앗이 숨어있었는지 고랑은 물론 작물 주위에서도 모르는 싹들이 쑥쑥 올라온다. 크는 속도는 왜 이리 빠른지. 이제는 슬슬 풀매는 작업도 해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큰 것들은 잘라 내거나 손으로 뽑고 자잘한 것들을 호미로 살살 긁어낸다. 작물 주위로 긁어주면 잡풀도 걸러지고 작물의 뿌리도 숨 쉴 수 있어서 좋다.

풀매기로 밭을 정리하고 난 뒤에는 웃거름을 한다. 작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잎과 줄기, 뿌리가 충분히 성장해야 한다. 이러한 생장을 위해 웃거름을 주는데 흙살림생선아미노산, 잎나라와 같은 질소질 액비를 사용하면 좋다. 질소는 식물의 세포와 엽록소를 구성하는 주성분으로 생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흔히 쓰이는 영양성분이다. 작물을 심은 지 3주 이상 되었을 때 1~2주 간격으로 2~3회 웃거름을 준다. 다만 작물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기만 하면 꽃을 피우는 것이 늦어지고 병해에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작물의 상태를 보면서 웃거름을 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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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3. 지주대세우기

작물은 생각보다 크게 자란다. 농가의 하우스에서 잘 키워진 토마토는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텃밭의 작물들도 자라기 시작하면 어느 새 무성해진다. 이 때 작물을 제대로 지탱해주지 못하면 줄기가 휘어서 땅을 향해 기어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먹을 만 한 열매를 얻기도 힘들어지고 각종 병해에 시달리게 된다. 때문에 지주대를 세워 작물이 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유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통 토마토, 고추, 가지, 호박, 오이 같은 작물에 지주대를 세운다. 토마토는 특히 개체의 부피와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잘 버틸 수 있도록 튼튼한 지주를 세우는 것이 좋다. 지주를 세우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삼각지주와 막대지주이다. 삼각지주는 무게를 잘 견딜 수 있고 덩굴성 작물을 위한 그물망을 치기 좋다. 고추와 같이 곧게 자라고 무게를 크게 견딜 필요가 없을 때는 막대형 지주를 사용한다. 작물 하나에 지주 하나 씩 세울 수도 있지만 끈을 이용해서 작물을 고정시키면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