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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테마<참외>꿀참외 전성시대
흙살림 조회수 1,179회 18-04-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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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노란색입니다. 개나리가 활짝 피면 봄이 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 가면 샛노란 참외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3월에 시작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참외는 이제 봄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느껴집니다. 실제 지난 3년간(2015~2017년) 4월에 가장 많이 팔린 과일은 참외라고 합니다(L마트 통계 참고). 특히 한국에서 먹고 있는 참외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과일입니다. 2016년 4월 중국 충칭에서 열린 제48차 CODEX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농약 잔류분과에서는 한국산 참외에 대해 ‘코리안 멜론’이라는 국제 명칭을 부여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서 참외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과일이 되었는지 참외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자료 출처 : 인터러뱅 제125호, 농촌진흥청, 성주군청 홈페이지, 농식품백과사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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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외는 모두 성주참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참외 전국 재배면적은 3581㏊라고 한다. 그런데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자체 조사를 보면 성주군 참외 재배면적이 3505㏊에 이른다. 이 수치로만 보면 성주군에서 우리나라 참외의 98% 정도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사방법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오차로 보인다. 실제 성주군에서는 우리나라 참외 재배의 70%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주군 이외 칠곡, 김천, 고령 등 경북 지역에서 약 87%를 재배하고 있다.

수십년 전만 해도 참외는 노지에서 키웠지만 시설하우스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약 4% 정도만이 노지에서 수확되고 있다. 96%는 하우스 안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 덕분에 여름 과일이었던 참외를 사시사철 만날 수 있게 됐다.

 

■ 참외는 오이일까? 멜론일까?

참외라는 말의 어원은 두 가지로 본다. 첫 번째는 참+외(오이)가 합쳐져 생긴 이름이다. 참나무, 참기름 등의 단어에서 보이는 좋은, 진짜의 등등의 뜻을 가진 ‘참’을 오이 앞에 붙였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동의보감에 기록된 첨과(甛瓜)에서 첨외, 참외로 변했다는 설이다. 첨과는 ‘달콤한 오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찌됐든 두 가지 설 모두 오이에서 비롯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참외는 식물학적으로 멜론과 같은 작물이다. 참외는 서양의 멜론이 원류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탄생해 유럽과 아시아 접경지역에서 나누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머스크멜론, 캔탈로프, 카사바 등으로, 동양으로 전파된 것은 중국의 합밀과(하미과) 등 특산물을 만들고 다시 우리나라로 전파되어 참외형이 정착된 것이다. 중국은 여러 종류의 무네트형 멜론이 재배되었고, 우리나라는 참외형이 주로 재배됐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참외를 키우지만 암술과 수술이 한꽃에 모두 있는 양성화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참외는 암꽃에는 암술만 있는 단성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참외는 금싸라기?

우리나라 참외의 주산지인 성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참외의 대부분은 스마트꿀, 참미소꿀, 바른꿀이다. 모두 금싸라기 계열의 품종이다. 2003년 오복이라는 품종이 성주에 보급되면서 오복 금싸라기라 불리며 참외 품종을 평정했지만, 품종 개량이 계속 이루어지면서 다양화된 것이다.

원래 우리나라 참외는 충남 성환지방의 성환참외(개구리참외), 평남 강서지방의 강서참외, 열골참외, 감참외 등 각 지역별로 재래종이 전해져왔지만 1957년 일본에서 은천이 보급되면서 그 맥이 대부분 끊겼다. 은천은 조생종에 당도가 높고 수송이 용이해 우리나라 참외의 주축을 이루게 됐다. 1960년대 중반엔 춘향품종이 도입됐는데 골이 없고 매끈한 모습이 당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나일론의 모습과 닮아 ‘나일론 참외’라고도 불렸다. 은천과 춘향은 모두 노지재배용 품종이었다. 1974년엔 시설원예가 확대되는 것에 발맞추어 신은천참외가 개발되었고, 1984년 금싸라기은천참외가 드디어 선을 보였다. 배꼽이 큰 은천에 러시아 멜론을 교잡해서 만들었다. 배꼽이 작고 저온에 강한데다 고온기에도 당도가 높아 큰 인기를 끌었다. 아삭하고 당도 높은 우리나라 대표 참외가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금싸라기 참외는 너무 달아서 자르면 씨가 있는 곳(태좌)을 중심으로 물이 차거나 색이 변하고 술 냄새가 나는 발효 증상이 자주 나타났다. 당시 ‘참외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이 나돈 것은 이 탓이 컸다. 2010년 중반부터는 이런 발효 증상을 개선해 과육과 태좌 그리고 껍질을 함께 먹어도 되는 소위 ‘꿀 참외’ 품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참외에 많은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엽산 등 생리활성 화합물 등 건강 기능 성분은 껍질에 가장 많고 다음이 태좌, 과육이다.

 

■ 성주가 주산지가 된 이유

성주군은 가야산(1433m)과 낙동강을 끼고 있어 수자원이 많고 깨끗한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어 농업용수에 부족함이 없다. 또 미사질 양토로 토심이 깊고 비옥한데다 배수가 양호하다. 게다가 분지지역으로 태풍피해를 덜 받고 눈, 비, 바람이 적다. 특히 강우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맑은 날이 많은 덕분에 참외 재배에 적지인 것이다. 물론 이런 조건은 다른 작물을 키우는데도 제격이긴 하다.

여기에 1940년대부터 축적된 참외재배 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햇빛투과율이 좋은 ‘성주형 하우스’에 톱밥발효퇴비, 키토산, 미생물, 꿀벌농법, 이온샘정수기 사용 등 다양한 친환경농법도 발달해 있다.

성주에서는 1954년에 온상육묘를 시작, 1960년 접목 재배, 터널 재배를 시도했고, 1967년 목죽재를 이용한 하우스에서 조숙재배 작형을 정착시켰다. 1980년대 초엔 반촉성, 촉성 작형이 주류를 이루었고, 금싸라기 은천참외가 보급되면서 연중 생산이 확대됐다.

 

■ 일본은 왜 참외가 없을까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참외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은천참외는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은천을 육종한 일본의 시장에서는 아삭한 참외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다. 먼저 1960년대 초 참외와 머스크 멜론을 접붙여 개량한 ‘프린스 멜론’이 나오면서 일본인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설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는 1964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멜론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또 애당초 아삭거리는 것보다는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소비성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