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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텃밭농사 준비하세요.
사람도 힘들고 작물도 힘든 무더위입니다. 간간히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우는 손 쓸 새도 없이 모든 것을 휩쓸어버립니다. 그런 더위와 비를 버텨낸 텃밭에는 무섭게 자라난 잡초가 가득입니다. 상추며 토마토며 그 동안 재미지게 해먹었던 텃밭과는 안녕을 고할 때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무더위와 싸우는 한여름이지만 텃밭 농사는 가을맞이를 준비해야 합니다. 수확이 끝난 작물들은 잡초와 함께 과감히 정리하고 가을, 겨울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거름을 줍니다. 더위 먹지 않도록 조심하며 새로이 텃밭을 일구고 나면 본격적인 가을농사 시작입니다.

■ 모종 키우기
가을 농사를 위해 8월 초순에 씨를 뿌려 모종을 키우는 작물에는 무와 배추, 상추, 아욱, 양파, 당근 등이 있습니다. 키우고 싶은 작물을 선택하여 밭이나 화분에 바로 종자를 파종하거나 포트에서 모종까지 키운 다음에 옮겨 심습니다. 잘 키워진 모종을 구입하여 정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종으로 키워 옮겨 심는 경우 건강한 모종을 선별할 수 있고 유묘(어린모종)기의 병해충관리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옮겨심기 과정에서 뿌리를 더 튼튼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모종은 보통 본 잎이 4~5장정도 나오면 옮겨심기 해줍니다. 8월 하순에는 쪽파를 심을 수 있습니다.
■ 벌레의 습격
9월이 되면 작물들이 자리를 잡고 커가기 시작하는 동시에 벌레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특히 무와 배춧잎을 좋아하는 배추흰나비애벌레, 나방애벌레, 잎벌레, 진딧물 등의 벌레들이 극성입니다. 규모가 작다면 작물에 붙어 있는 애벌레들은 손으로 직접 잡습니다. 잎벌레, 진딧물은 계란노른자와 식용유를 이용한 난황유를 만들어 살포하거나 흙살림 진달래스프레이를 사용하여 잡을 수 있습니다. 늦더위와 벌레에 시달리는 작물들에게 추가 양분을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 겨울나기
9월 초순이 되면 알타리무와 대파, 갓, 쑥갓, 시금치를 파종합니다. 알타리무는 생육기간이 짧아 한 달 반 정도면 김치를 담글 수 있을 정도로 큽니다. 가을에 파종한 대파는 월동을 한 뒤 이듬 해 봄에 수확합니다. 9월에 심는 시금치는 11월 이후 겨울에 간간히 수확하고 이듬 해 봄에 본격적으로 수확합니다. 겨울 시금치는 추위에 얼지 않기 위해 체내에 당을 비축하기 때문에 달고 맛이 좋습니다. 지중해가 고향인 쑥갓은 전부 다 수확하지 않고 남겨두면 이듬 해 은은한 쑥갓 향기와 함께 노란색 예쁜 꽃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찬 서리가 내릴 때까지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면 쉴 틈 없는 농부의 1년을 고스란히 겪어냅니다. 올 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내년의 성공을 꿈꿔보기도 하고 새로운 재미거리를 궁리하다보면 어엿한 도시농부가 되어갑니다. 나만 좋은 농사가 아닌 땅도 좋고 자연도 좋고 이웃도 좋은 농사를 짓는 데 흙살림 만한 동무도 없습니다. 돌아오는 가을 농사는 흙살림 균배양체로 시작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