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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농장이야기 - 토종 옥수수, 차광제
흙살림
조회수 1,221회
14-05-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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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농장이야기 - 토종 옥수수, 차광제
트랙터·경운기·관리기·건조기·하우스 …….
요즘 농촌을 둘러보면 시설과 기계가 없는 곳을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실감한다.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경지면적도 넓어지면서 사람이 맨손으로 농사일을 하는 것은 너무 힘이 든다. 하지만 마냥 기계가 농부들에게 편리함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 심토 파쇄로 물구멍을 열어라
땅을 갈고 두둑을 만드는 일은 트랙터나 관리기가 거의 필수다. 그러다보니 땅이 다져지면서 물구멍과 양분구멍, 숨구멍을 막아버린다. 흔히들 말하는 경반층이 생겨 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는 것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특히 미사질 토양에서 토양 다짐이 심하다고 한다. 밭 토양이 정상 토양에 비해 10% 정도만 다져져도 식물 뿌리 둘레 영역에서 위·아래로 이동하는 물의 속도가 한 시간에 0.1㎝로 약 60배 정도 느려진다고 한다. 또 옥수수나 들깨의 경우 뿌리 생육이 약 40∼60% 감소하였으며 특히 들깨는 초장 역시 50% 가량 감소했다.
그래서 기계로 다져진 땅을 다시 기계로 부스러뜨리는 일을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흙살림 토종 농장에서도 하우스 안을 심토 파쇄해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을 했다. 심토 파쇄 이외에도 굴삭기나 심경 쟁기, 두더지공을 이용해 50㎝ 이상 깊이 갈아주면 작물 생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차광제로 열을 막아라
하우스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변화무쌍한 자연 환경이 주는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듯 하지만 여름엔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든다. 대부분 차광막을 설치하는 등 견디기 힘든 하우스 안의 열기를 잠재우려 애쓴다.
그런데 여기서도 새로운 방법이 등장했다. 뭐, 일본이나 유럽의 경우엔 예전에 등장한 것이긴 하지만 토종 농장에선 첫 시도다. 바로 차광제다. 페인트처럼 생긴 액제를 희석해 하우스 위에 뿌려두면 열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희석 배수에 따라 열 차단율은 달라진다. 그냥 페인트를 뿌리는 것과의 차이는 바로 광합성에 필요한 빛은 투과시킨다는 것이다. 또 비가 오면 자연스레 분해되면서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올해 수박을 하우스 3~4개 동에 심을 예정인데 이 중 한 개 동 위에 차광제를 뿌렸다. 다른 하우스와 어떻게 차이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더위 걱정을 덜면서 맛있는 수박을 수확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고추야 주렁주렁 열려라
지난해 고추 농사는 웃었다 울었다. 초기 성장세가 엄청 나 잔뜩 기대했지만 중·후반 관리를 못하는 바람에 고추 대신 죽을 쑤었다. 그래서 올핸 좀 달리해 볼 생각이다.
먼저 두 줄 재배에 이식 간격도 30㎝로 작년보다 좁게 했다. 작년엔 45㎝에 한 줄 재배했고 고추줄로 지지했다. 이번엔 오이망을 이용해 지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다소 밀식된 듯한 느낌이지만 오이망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도록 유도한다면 꽤 괜찮은 성과를 거둘거라 생각한다. 물론 이런 재배 방법으로 풍작을 거둔 선도농가가 있다. 이 농가의 재배법이 우리의 든든한 백이다. 올 여름엔 제발 웃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