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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은 지난 6월 13일 충북NGO센터(청주) 대회의실에서 인문강좌 시리즈 ‘흙의 인문학’ 첫 번째 강연을 열었다. 첫 강연자로 나선 주인공은 오철수 시인으로 <흙 모심 - 흙이 처음 시 속에 들어왔다>라는 주제로, 직접 농사를 지으며 흙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도시에는 흙이 없다”며 십 수년 전 개인적 경험을 먼저 꺼내놓았다. 작업실에 있던 화분이 일제히 시든 적이 있었는데 화분에 흙은 없고 거름만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흙만 있으면 살리겠구나 싶어 주위를 찾아보았는데 전부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으로 덥혀 있었다. 일대를 다 돌아다녔는데도 아예 흙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렇게 반세기를 살았던 것이다. 자신의 감성 어느 구석에도 흙이 주는 자연적 미감이 없을지도 모른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미의식이 없어도 글 쓰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니 뭔가 이상한 글 쓰기였음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렇게 콘크리트 위에서만 자란 몸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살았으니 분명 그 감성에는 독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던 차 벗과 함께 괴산을 들락날락하며 흙살림토종농장에서 일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흙’이 내 몸으로 들어와 서정이 되었다.
오 시인은 흙은 생명체 덩어리이고, 초록생명을 모시기에 거룩한 것이라며, 이제 우린 ‘흙은 생명의 어머니다’는 말이라도 많이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농사의 완성은 우리 몸이자 건강한 흙임을 강조했다.
한편 흙의 인문학 두 번째 강연은 오는 7월 11일 오후 7시에 충북NGO센터 대회의실에서 오태광 전 학국생명공학연구원장의 <흙의 마이크로바이움-살아있는 흙 죽은 흙>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