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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애비밤콩
흙살림 조회수 789회 16-03-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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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애비밤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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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애비밤콩. ) 선비잡이콩
* 홀애비밤콩은 대립으로 껍질색이 엷은 노란색이며 자엽색도 노란색이고 껍질의 등쪽이나 옆구리가 터지는 특성을 보인다. 요즘 밥에 넣어먹는 밥밑콩은 유색계(껍질색이 검거나 붉거나 푸른)가 선호되고 있지만, 예전에는 홀애비밤콩처럼 노란색이나 백색종피를 갖는 밥밑콩도 많이 있었다.
 
한반도가 콩(大豆, Soybean)의 원산지 중에 한 곳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왔다.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여러 문헌에 예전부터 ''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조선시대 농서에도 다양한 콩품종이 설명된다. 콩을 한자로 ''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투리(방언)로는 클 ''자를 사용한다고 서유구는 200여년전 임원경제지에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서유구는 콩품종을 한자로 쓸 때 모두 '' 자를 붙였다. 예를 들어 쥐눈이콩을 의미하는 한자 이름은 요즘 부르는 '서목태[鼠目太]'가 아니라 '서목두[鼠目豆]'라고 썼고, 홀애비콩을 의미하는 한자이름으로 '환부태[鰥夫太]'가 아니라 '환부두[鰥夫豆]'로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옥의 <백운필> 콩 설명에는 쥐눈이콩을 '서목태[鼠目太]', 홀애비콩을 '환부태[鰥夫太]' 로 쓰고 있다. 둘 다 같은 시대 사람이지만 조선후기 주류 양반이었던 서유구는 정통 한자어를 선호했고, 비주류 양반이었던 이옥은 민간에서 사용하는 사투리(?) 한자를 그대로 사용한 점이 특이하다.
 
홀애비콩은 <백운필>"누른색의 큰 콩을 '환부태[鰥夫太]'라고 하는데 따로 심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며, 맛이 매우 깊고 쌀에 섞어서 먹으면 삶은 밤처럼 달다"로 썼다.
 
<임원경제지>에는 "깍지는 검푸른색이고 콩은 연누런 색이며, 콩 한 알의 크기가 일반콩 두알과 맞먹는다. 맛이 달고 좋다. 민간에서 한아두[韓兒豆]라고 부른다. '한아'라는 것은 한 개를 뜻하는 사투리(방언). 이 콩의 파종법은 한 구멍에 한 알을 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부룩하게 뭉치고 섞여서 열매가 적으니 이 때문에 하나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홀아비[鰥夫]라고 칭한 것은 또한 이 콩이 홀로 있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서유구, 이옥과 같은 시대를 산 정학유가 한글로 쓴 <농가월령가> 9월령에서는 "비단차조 이부꾸리 매눈이콩 황부대를 이삭으로 먼저잘라"란 대목이 나온다. 여기에서 말하는 '황부대'가 혹시 홀아비콩을 의미하는 '환부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구전되는 민요에 단골로 등장하는 '홀애비콩'과 함께 댓구로 가끔 나오는 '과부콩, 홀어미콩'이 실제했는지도 자못 궁금해진다.
 
어째거나, 홀애비콩은 노란색이고 크고 맛있는 '밤콩'이며 '밥밑콩'인 것이다. 그래서 '홀애비밤콩'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예로부터 이렇게 맛 있기로 소문난 콩품종이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