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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다공동체-눈빛으로 통하는 공동체
흙살림 조회수 594회 14-03-2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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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1세대
눈빛으로 통하는 공동체
 
 
산·들·바다속에서 태어난 공동체
산들바다공동체가 있는 부안에 도착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개펄을 막아,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새만금 방조제 홍보관을 지나 산들바다공동체를 찾으니 가는 날이 장날이다. 조찬준 회장, 유광식 총무와 함께 공동체 식구들 반이 모였다. 날이 궂어 한숨 돌리는 날이었다.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있어 이름 지은 산들바다공동체의 역사는 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산업화의 뒷전에는 농촌의 붕괴가 따라왔다. 식량증산을 목표로 농약과 화학비료도 빠르게 퍼져갔다. 당시 이 지역 변산군 농민회는 매장을 두고 소비자 직거래를 하던 한울공동체를 만들었고, 한울공동체에 참여하던 부안의 농가들이 2004년 산들바다공동체를 창립하게 되었다.
산들바다공동체의 회원중에는 80년대 변산군 농민회가 농촌에서 아줌마, 청년들을 만나고, 공동육아를 하겠다고 논두렁을 누빌때부터 함께 한 원조들이 있다. 산업화와 농약이 대유행을 하던 시기에 농촌을 찾고,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으니 회원들의 심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생활을 유기농으로 만들 뿐
산들바다공동체의 회원이 되는 문턱은 높다. 관행농업을 했던 사람도 회원가입후 3년이내에 유기농으로 바꿔야하는 것은 규칙이다. 지금 공동체의 회원 13농가는 모두 유기농이다. 이러한 규칙에 대해서 함께 한 회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대중적으로 가게되면 공중분해됩니다. 우리를 유별나게 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당연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질감은 다른 식으로 풀 수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크고 작은 일을 직접 다니면서 챙기는 회원들이 많은데 그럴때면 매우 고마워합니다. 그렇게 마을 일을 챙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장직을 하는 회원도 많습니다. 농사만 유기농으로 지으려고 하는게 아니라 유기적인 삶도 중요하니까요.”
귀농한지 14년되었다는 유광식 총무는 95년도에 부안군 친환경농업협의회에서 교육을 받았을때, 농약의 폐해를 들었고, 농약도 안쳐도 되는 유기농은 힘 안든다고 해서 그런줄만 알고 시작했다고 한다. 산들바다공동체의 유기농 원칙은 그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공동체 회원들에게 유기농은 어렵게 여겨지지않는 생활인가보다.
공동체의 운영
산들바다공동체는 나락, 일일채소, 양념채소, 건고추, 김장채소의 작목반이 있는데, 작목 계획을 세울 때 회원마다 다품목을 하고, 윤작과 휴경을 위한 계획을 함께 세운다고 한다. 산들바다공동체는 회원들의 연회비와 출하시 1%의 회비로 공동경비를 마련하는데, 별도의 사무국이 있지는 않다. 매월 월례회의로 필요한 논의를 한다. 회장과 총무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하는 것이 약속이고 2년이 임기이다. 회장을 맡은 조찬준 회원은 지자체 유기농지원사업을 따내 벼 건조시설비 2억원을 확정받았다. 건조시설이 지어지면 만생종도 가능해지고, 그동안 생나락으로 내보냈는데 건조후 출하할 수도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내년에는 유기농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더 있을 것인데, 조회장의 노력은 더욱 성과를 맺을 듯하다.
유기농 1세대라 할만큼 오랜 역사속에 함께 부비며 다져진 공동체의 결속은 단단하다. 그러한 기반에 윤작, 소량, 다품목을 서로 계획하고 유기농은 물론 유기적인 삶을 그려가는 산들바다공동체의 모습은 화려한 기교가 따라오지 못하는 진한 향기가 있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믿음이 간다.
<취재및글:함선녀(흙살림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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