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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문백) - 문백 공산당 3인방, 떵떵거리며 농사짓는 비결
흙살림 조회수 529회 14-03-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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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 현장농민-이철희(문백)
문백 공산당 3인방, 떵떵거리며 농사짓는 비결

충북 진천 문백 지역 농민들은 떵떵거리며 산다. 농사만 지어놓으면 문백농협이 알아서 고가에 다 팔아주는데 농산물이 더 없어서 난리다. 이 지역을 전국 최고의 친환경 단지로 만든 것은 문백농협과 특수미친환경작목회 이철희(56) 회장의 공이다. 너무한다, 공산당식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농가의 소득이 보장되니 모두들 농협의 지도아래 친환경농사에 열심이다. 21개반, 500여명의 회원을 돌보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철희 회장을 만나 신나게 농사짓는 그들만의 비결을 들어보았다.

흑미와 찹쌀,녹미,적미 등 기능성 쌀을 생산하고 있는 문백농협 특수미 친환경작목회는 전국 최고 품질을 평가받는다.무농약과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은 이 친환경작목회는 문백농협과 전량 계약재배하여 이곳 농민들은 판로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한다.헬기 공동방제 등 공동생산과 공동관리로 생산원가를 낮춰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그것도 농협이 재배관리 다 해주고 병충해 방제까지 나서주니 이곳처럼 농사짓는 즐거움이 큰 곳도 없다. 최근에는 기능성 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흑미와 녹미,적미 등 ‘삼색쌀’을 소포장 판매하면서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철희 회장이 이끄는 문백농협 특수미 친환경작목회는 1998년 흑미작목반이 구성되어 시작되었다가 잠시 중단된 후 2002년에 다시 시작하여 문백,진천,초평지역 507농가가 참여하고 있다.계약재배 면적은 흑미 408㏊,찰벼 140㏊,추청 110㏊,녹미 20㏊,적미 15㏊,기능성쌀 7㏊ 등 총 700㏊에 달하고 있다.
무농약 이상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는 320농가. 이들 농가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반장 중심으로 한달에 한번꼴로 모여 교육이나 전달사항, 인증사항만 서로 공유한다. 이곳 작목회는 회의를 통해 그해 각 반별로 심을 작목을 분배한다. 각 품종별로 수매가가 다른 것을 보전하기 위해 평균에서 수익이 떨어지는 추청을 농사짓는 농가는 가격 차이를 보전해준다. 그러니 농민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면서 농사짓고 있다. 작목반 중 11반의 경우는 공동못자리, 공동생산, 공동수확, 공동계산을 하여 농사짓는 면적별로 평당 평균가를 받는다. 그만큼 신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왜 우여곡절이 없었겠는가. 오늘 문백이 있기까지는 이철희 회장, 박영근 조합장, 김만학 상무가 중심에 있다.
“우리 세 사람은 성격도 비슷합니다. 모두 공산당으로 욕도 많이 들었지요. 무대포로 떼를 쓰는 농민도 있었지만 지역을 바꿀려면 때로 공산당식도 잘 통합니다. 지금 소득이 다른 곳에 비해 월등하니 문백에 사는 것을 자랑하는 농민이 늘었습니다.”
이 회장의 말이다.
재배관리는 농협에서 철저히 한다. 자재도 농협에서 선정해준다. 조생종은 중국 품종으로 잘 쓰러지므로 중만생종 중심으로 품종을 정해 채종포를 회원 농가에 만들어 종자를 일괄 나누어준다. 종자도 하나, 자재도 하나이니 최고의 품질이 유지되는 것이다.
5월말에서 6월초가 모심기 적기이므로 조 중생종의 일수를 따져 그전 1주일 전에 침종한다. 물 온도가 높을수록 병 방제가 잘 된다. 발아기에서 32도에 최아시켜 못자리를 한다. 이곳은 농가마다 못자리 방식이 조금 다른데 주로 보온절충식 못자리를 한다. 농협이 지정한 친환경상토에 노동절감형 모판을 사용해 모 실패가 거의 없다. 밑거름은 균배양체 같은 유기질 퇴비를 평당 1~2kg 넣는다. 모심고 난 후 제초를 위해 3~5일내에 우렁이를 200평당 4~5kg 넣어준다. 모내기 후 25~30일 사이에는 논물이 마르지 않도록 3~7㎝ 정도로 관리하고 있다.태락리에 우렁이 양식장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800평 하우스 시설과 노지 800평 등 1천600평에서 연간 15톤의 우렁이를 생산하고 있다.
병충해 방제는 2~3번 하는데 수용성 미생물제제로 한다. 이때는 무인헬기 2대가 대대적인 활동을 한다. 충북도내에서 첫 농작물 병해충 방역용 '무인헬기'를 도입한 곳도 이곳이다. 2006년 8월에 도입한 무인헬기는 진천군 예산 1억원과 문백 특수미작목회 8천만원, 문백 농협 3천400만원 등 2억여원을 들여 구입한 것으로 하루 최대 20만평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헬기에 도열병 등을 유발하는 병해충을 막는 친환경 미생물과 수용성 규산을 탑재해 문백면, 초평면, 진천읍 등에서 흑미 등을 생산하는 문백 특수미작목회 등 농가 507곳 700여㏊에서 집중 방제활동을 벌인다.
수확은 마을마다 비치된 건조기 60여대에서 수분율을 잘 조절해 건조한 후 농협으로 낸다. 수분율은 흑미가 13~14%, 추청이 16~17% 정도로 맞춘다. 농협에서 톤백으로 일괄해서 실어가니 농가의 부담이 훨씬 적다.
비료를 안 쓰니 단백질 함량이 높다. 특수미는 깔이 좋고 도정수율도 다른 곳보다 높게 나온다. 그러니 유통업자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고 값도 3000~5000원 더 쳐주고 있다. 평균적으로 다른 타 시도 벼재배 농가보다 15~30% 정도 수익이 더 낫다. 문백농협 특수미 친환경작목회는 완전미 도정시설 및 포장시설과 저온저장창고를 갖추고 있다.
이철희 회장은 올해 유기인증을 받은 논 1만평에서 농사짓는다. 일부 친환경이 힘든 곳 3000평은 관행으로 농사짓는다. 밭 3000평에는 고추와 옥수수가 들어갔다. 고등학교 졸업후 농사지었으니 농사지은 지는 40년 가까이 된다. 직장 다니는 것보다 농사짓는 것이 더 나아 보였고 부모를 모시고 사니 아버지가 농사짓던 것을 자연스럽게 물려받아 농사짓게 되었다고. 자식처럼 농사짓고 값을 잘 받을 때가 제일 농사짓는 보람을 느낀다고 하지만 역시 손수 길러 작물이 커가는 것을 지켜볼 때는 어떤 물질적인 것과 비교할 수 없단다.
전형적인 농부의 얼굴을 하고 지긋이 들판을 바라보는 이 회장은 자신의 농사를 돌보랴, 작목회 회원 논에 병 생기면 뛰어나가 조치 취하랴, 더 나은 지역을 위해 공부하랴 몸이 둘이라도 모자란다. 그래도 그에겐 뛰어다닐 힘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한다. 신뢰로 뭉친 회원 500여명의 양보과 배려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리라. 바로 가족 같은 마음.
지역농업이 탄탄하게 되는 데에는 역시 헌신적인 지도자 몇 명이 있어야 가능한 일, 이제 문백은 대한민국 친환경농업의 탄탄한 대로를 선도하며 달려가고 있다. 그 길에 키를 잡고 있는 조타수가 바로 이철희 회장이다. 문백농협을 지켜보자.

미니인터뷰(박영근 문백농협 조합장)
문백농협특수미작목반을 작년까지 2년반 동안 회장을 보았던 박영근(53) 조합장은 벼농사 7만평 농사를 짓는 농부다. 34년 동안 농사지었다. 직접 농사를 짓다보니 농민들이 무엇을 아쉬워하는지 잘 아는 것이 농협과 조합원이 하나 되는 농협을 만든 요인이다. 양보와 배려의 미덕이 살아있는 이곳의 아름다운 마음들이 오늘의 문백을 만들었다고 공을 돌린다.
조합장은 지금 1년2개월 정도 했는데 이곳 농협 경제사업을 200% 증액시켰다. 1100명 조합원 중에 65세 이상이 600명이 넘어 5년 후 이곳 농업을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 묵는 밭도 많이 생겼다. 조합장의 고민은 또 있다. 특수미가 예전만 못해 다른 대체작목을 개발하는 쪽에 모아진다. 틈새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블루베리에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차별화된 농협을 만들기 위해 그의 고민은 넓게 확장된다.
아들은 농업대학을 졸업하고 병해충 무인 방제하는 헬기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중이다.
농협은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모시고 젊은 사람들을 내 자녀처럼 아끼면서 대하면서 경제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환원사업을 하면 농협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냐고 자신있는 표정을 짓는다. 이제 환경개선사업와 헬기1대 추가, 영구차 도입 등이 그의 최근 목표다. 박 조합장은 오늘도 혹명나방 때문에 들로 나간다. 잦은 비로 풍년 농사에 차질이 많은 것도 걱정이다.
문백농협 특수미 친환경작목회는 3천724톤의 흑미,찹쌀 등 고품질 특수미를 전량 계통 출하해 45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E-마트 전국매장, 월드그린에 납품하고 있는데 물량을 맞출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제발 부모형제의 농산물이라고 생각하고 국내 농산물을 많이 먹어달라는 부탁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하는 박 조합장, 문백농협은 역동적이다. 작지만 지역을 선도하는 농협 표본을 보이는 문백에 박영근 조합장이 있다.
<취재 : 이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