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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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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부(전남 여수 유자 농가/흙살림유기인증)
흙살림 조회수 554회 14-03-2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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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부(전남 여수 유자 농가/흙살림유기인증)
유기농업 해본 사람만이 기분을 안다

화학비료는 약국에서 구하는 양약이고, 유기물 비료는 한약에 비교된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미량으로만 식물에게 필요한 것을 계량해서 소량씩 나눠 주려니 잘 안 되었다.
화학농법으로 하면 정확하게 할 수 있고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에게 유기농을 하고 있는데 어떠냐 물어보면 고만고만하고 있다는 대답밖에 못 하겠다. 2000년부터 비료를 끊었다. 유자 몇 백 평 하는 게 아니라 밭뙈기가 면적이 좀 넓으니까 대충 할 수는 없다. 고생만 죽어라고 하고 이제 안 할란다 싶을 때 생산이 좀 되기 시작했고, 찾는 사람들이 좀 생겼다.
유기농업 하는 사람을 그런가보다 하고 보면 되는데 원수 보듯이 한다. 관청에서 더 했다. 대량생산만 이야기한다. 유기농업이 정책적으로 바뀐 게 몇 년 안 된다. 인증 받으면 통장으로 돈 들어오고, 퇴비사면 보조 나오고, 시군에 따라 다르지만 4년 전에 액비제조기도 반액으로 사 주고 그랬다. 이렇게 정책이 바뀌었다. 이제 퇴비 만들기도 안 한다. 손이 없어서도 못 한다.
친환경퇴비만 준다. 전적으로 흙살림균배양체를 쓴다. 한 나무에 두 삽 정도 준다. 주면서 “유자야 많이 열어라” 이렇게 말하면서 한다. 퇴비도 동물 돌보듯이 그렇게 줘야 한다.
여수는 멸치공장이 많아서 그 찌꺼기가 많이 나온다. 밭 여기저기 관리기로 실어 놨다가 틈날 때마다 뿌려준다. 따로 발효는 안 시킨다. 쌀겨도 밭 군데군데 해 놨다가 뿌려준다.
신초(새잎)가 날 때 누르스름하다 진초록이 되고 검푸른색이 된다. 6월에 화학비료를 주면 새까매질 것 같은데 안 주니까 아직 노르스름하다. 액비를 줄까하다가 좀 스스로 검어질 때 수고했다 하고 주려고 한다.
처음에는 생산량은 좀 줄었으나 수량은 이제 고만고만 나온다. 화학적인 것 손을 떼니까 기분 좋다.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이 글은 흙살림 교육 때 강의한 내용을 녹취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