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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이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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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청년농부 김진원(경기 이천)
흙살림 조회수 19회 26-10-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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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1일 쉼없는 농사 정성스레 키워낸 어린잎

30년 가업 이어 유기농 터전 일궈


경기도 이천, 10,000평(하우스 50개 동)에 달하는 드넓은 농지 위로 여린 초록빛 어린잎들이 돋아난다. 설과 추석 명절 단 4일을 제외하고 1년 중 361일을 매일 파종하고 수확하는 고된 일상. 아버지의 뒤를 이어 10년 넘게 유기농업을 지켜온 청년 농부 김진원 씨(37)는 “처음 배운 농업이 유기농이다 보니 힘들다고 포기하기보단 그저 당연한 삶의 일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덤덤히 미소 짓는다. 아버지 대부터 다져온 30년 유기농 토양 위에 청년의 패기와 과학적인 토양 관리를 더해가는 그의 정직한 농사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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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전수받은 엄격한 농사 기본기

경기도 이천시에서 대규모 유기농 채소 농장을 운영하는 김진원 농부의 터전은 총 10,000평, 하우스만 50개 동에 이른다. 이 중 48개 동이 엄격한 유기농 인증을 받은 필지이다. 그가 다루는 주 작물은 보듬어 키우는 '어린잎채소(청경채, 적청경채, 비트, 치커리, 적양무 5종)'로, 봄·가을에는 50%, 여름과 겨울에는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이 외에도 여름·겨울철 틈새 작물로 고수(10%), 봄철 당근(10개 동), 봄·가을 시금치(15개 동)를 효율적으로 돌려짓기하고 있다.

이 땅은 그의 아버지가 30여 년 전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아 일구어 온 소중한 가업의 터전이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시점, 아버지가 재배하던 로메인·신선초·케일에서 당시 소비자들에게 새로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어린잎채소로 작목을 변경하던 시기와 맞물려 김 농부는 망설임 없이 농업에 입문했다. "어차피 농사를 지을 거라면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 제대로 배우자"는 결심이었다.

친환경 농사의 높은 벽에 지쳐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지만, 그에게 유기농은 처음부터 당연히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 김 농부는 입문 후 2년 동안 아버지 밑에서 혹독할 정도로 철저한 현장 교육을 받았다. 농기계 정비부터 비닐 교체, 하우스 파이프 작업 등 농장 시설 관리 전반을 몸으로 익혔고, 수확기 어린잎의 미세한 상태만 보고도 파종 후 며칠이 지났는지 단번에 맞출 만큼 베테랑 농부로 단단히 영글어 갔다.

 

약 한 방울 치지 않는 고집

어린잎채소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걸리는 기간이 매우 짧다. 한여름에는 12일, 봄·가을에는 14~16일, 겨울철에도 25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자라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병충해를 크게 입지 않아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도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다. 김 농부는 "농사를 10년 넘게 지었지만 지금도 농약 줄 줄을 모른다"며 웃어 보인다.

하지만 단기간 다기작으로 재배되는 만큼 종자값 부담이 크고, 수확 직후 다음 파종을 위해 즉시 트랙터로 로터리를 치다 보니 기름값과 기계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다.

품질 관리를 위한 세심한 노력도 끊이지 않았다. 과거 수확 과정에서 일반 커터칼을 사용하다 아주 가끔 칼날 조각이 출하품에 섞여 들어가는 아찔한 경험을 한 뒤, 김 농부는 곧바로 안전하게 특수 제작한 수확 전용 칼을 도입해 이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현재 그의 정성 어린 채소들은 대형 유통회사에 벌크 형태로 안전하게 납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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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 균배양체’와의 인연

지속 가능한 유기농업을 위해 김 농부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단연 ‘토양 관리’이다. 과거에는 계분이 들어간 유기질 퇴비와 함께 겨울 동안 부엽토를 모아 하우스 한 동당 40kg짜리 100포를 일일이 넣는 정성을 들였다. 하지만 최근 부엽토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토양 개선 대책이 필요했다.

그가 흙살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약 4년 전이었다. 매년 정기적으로 토양 검정을 실시하던 중, 장기 재배로 인해 토양 내 인산염이 누적되는 문제를 발견하고 "땅을 근본적으로 살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방법을 찾던 중 오래 친환경 농사를 지어온 인근 농가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흙살림 균배양체’를 접하게 되었다.

봄·가을철 평당 1kg 정도의 흙살림 균배양체를 토양에 투입하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한여름 고온기에도 채소의 발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뿌리 활착이 좋아져 여름철 작물이 쓰러지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 햇볕이 좋을 때 흙을 말리는 '태양열 토양 관리(여름 4일, 타 계절 1주일)'를 병행하자 토양의 힘이 회복되며 수확량이 크게 증대되었다. 흙을 살리는 과학적 노력이 수확량과 품질로 증명된 것이다.

 

수해를 이겨낸 집념

늘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 이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었을 때 김 농부의 농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전체 48개 유기농 하우스 중 무려 30개 동이 물에 잠기는 대참사였다. 침수된 흙을 말리고 살려내는 데만 수개월의 긴 세월과 피땀이 소요되었지만, 그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밭을 복구해 냈다.

어린잎채소 농가는 연중 휴무가 거의 없다. 납품이 쉬어가는 설날과 추석 명절 단 4일을 제외하고 361일 내내 매일같이 밭에 나가 파종하고 수확하는 고된 노동을 반복해야 한다. 김 농부는 이러한 피땀 어린 노력으로 키워낸 유기농 어린잎채소에 대해 소비자들이 조금 더 깊은 이해와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약 한 방울 치지 않고 순수 유기농으로 키우다 보면 가끔 채소에 조그만 벌레가 붙어있을 때가 있습니다. 소비자분들께서 이를 불량품으로 보시기보다, ‘아,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 키워낸 정말 안전하고 건강한 채소구나’ 하고 너그럽게 인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린잎채소는 청경채, 비트, 치커리 등 종에 따라 다채로운 맛과 식감을 자랑하며, 어린 시절의 풍부한 영양가를 그대로 품고 있어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립니다. 더 많은 분들이 정직하게 키워낸 유기농 어린잎채소를 즐겁게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