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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박종철(청주, 유기농 당근)
흙살림 조회수 19회 25-10-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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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유기농 당근 청주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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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먹어주면 고맙겠다는 마음으로 농사짓고 있습니다."

청주에서 12년째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박종철 농부(73)의 진심 어린 말이다. 그는 4,500평의 노지 밭에서 대파, 감자, 무, 당근 등을 재배하며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땅을 지키고 있다. 그가 생산한 유기농산물은 학교급식의 재료로 쓰이고 있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종철 농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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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짓기와 풀관리

박 농부는 땅의 힘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농사를 짓는다. 감자나 대파를 수확한 후 돌려짓기로 당근을 심기 전 300평당 퇴비 300kg, 아리랑 200kg, 유박 100kg을 뿌려 밭을 갈고, 높이 40cm의 이랑을 만든다. 고랑에는 비닐을 덮어 잡초 발생을 억제하고, 이랑에 난 풀은 직접 손으로 서너 번 정도 뽑아주는 정성을 들인다. 추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작물의 세력이 약한 곳에만 액비를 소량 추가해 섬세하게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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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발아

박 농부는 당근 재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발아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더웠던 폭염 탓에 당근 파종을 세 번이나 해야만 했다. 8월 초 첫 파종은 싹이 잘 났지만 폭염에 모두 타버렸고, 8월 중순의 두 번째 파종 역시 실패했다. 결국 세 번째 파종을 하면서 재배 면적을 줄이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총 700평 당근 재배지를 500평으로 줄이고, 나머지 200평은 알타리무를 심기로 결정했다.

왕성해진 벌레

기후변화는 발아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었다. 대파의 경우도 벌레 피해가 심각해 유기농자재 살충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미미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살충제가 영양제인 마냥 벌레들이 왕성해요.” 8월과 9월 대파의 출하를 멈춘 박 농부의 한숨이 깊어진다. 박 농부는 날이 서늘해지는 10월 초가 되어야 벌레 피해가 줄어들어 대파의 출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그는 해마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겪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잘 생긴 당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당근을 보면 날씬하게; 쭉 빠진 생김새가 예쁘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텃밭에 당근을 심어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잘 생긴 당근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했을 것이다. 박 농부는 “땅속 수분이 많으면 당근이 가지를 치기 때문에 배수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당근이 뿌리를 뻗는데 수분이 많으면 더 뻗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치는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근이 키우기 위해선 물이 잘 빠지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농부는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당근과 같은 유기농산물이 학교 급식으로 공급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는 "학생들을 위해서 싱싱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땀과 정성이 담긴 농산물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소중한 약속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