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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김진희 부부(충북 영동 으뜸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 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철 다 넘는다~♬”
충북 영동에서 ‘으뜸도라지’(충북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신품종)를 키우고 있는 이상민, 김진희 부부의 도라지는 알이 굵다. 정말 몇 뿌리만 캐어 담아도 바구니가 넘칠 정도로 튼실하다. 이들 부부의 도라지 농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상민 씨는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사업가였다.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고, 그래서 건강에 좋다는 것들을 꾸준히 찾아먹었다. 그런데 몸이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40세도 되지 않은 나이에 당뇨가 찾아왔다. 이런저런 원인을 찾아봤지만 도통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마주친 것이 유기농업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친환경농사로 이끈 것이다.
■ 년 수입 1억원이 소원?
사업가였던 이상민 씨가 농사를 짓게 된 것은 장모의 전화덕분이었다. 15년 전 당시 처가에서는 인삼을 주로 하는 1만 8,000평의 대농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농사짓는 게 힘들어 틈틈이 눈물 섞인 목소리로 이상민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래서 주말마다 일손을 돕다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예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다. 게다가 장인어른은 ‘1년에 농사로 1억 버는 게 소원’이라는 말씀을 해 오셨던 터라 도전의식도 불타올랐다.
때마침 지인이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새 품종 ‘으뜸도라지’를 제공하면서 작물에 대한 선택도 끝내게 됐다.
■ 제초제만 뿌리면 끝?
새로운 품종을 재배하려다 보니 아직 재배법이 정착되어 있지 않아 곤란을 겪었다. 전국 각지에서 도라지 재배라고 하면 내로라할 만큼 뛰어난 농부들과 박사들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이들은 재배법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설사 가르쳐 준다 해도 대부분 ‘도라지 재배는 제초제만 잘 뿌리면 키우기 쉽다’는 소리만 건넸다.
이상민 씨는 이미 친환경으로 도라지를 키우기로 결심했기에 다른 방도를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이번엔 전국의 친환경농가의 대가들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시작했다. 결론은 토양관리였다.

■ 농사 비결은 공부!
도라지를 재배하기 전 토양관리부터 나섰다. 3~4년간 필지별로 토양시비처방서를 근거로 부족한 영양분을 액비로 공급했다. 또 폐화석과 유효미생물을 투입하고 계분 완숙퇴비를 1,000평당 15톤씩 뿌렸다. 겨울엔 청보리를 녹비작물로 키워 갈아엎기를 되풀이했다.
땅 만들기를 기본으로 으뜸도라지 품종 자체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했다. 씨앗을 직파해야 발아율이 높다는 것과 1년근 으뜸도라지의 종자는 그 생육적 특성이 사라진다는 것도 알았다. 3~4년의 시행착오가 가르쳐준 것들이다. 또 올해처럼 4월에 기온이 발아적정온도인 25도를 넘어 28도까지 오를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찾아냈다. 실제 올해 전국적으로 발아율이 50%를 넘지 못한 곳이 속출해 피해가 극심했다. 이상민 씨는 일부러 7월에 파종해서 발아율을 높이는 시험을 했다. 매일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물을 주는 방법이 통했다.

■ 풀 키우는 농사?
으뜸도라지의 발아가 잘 안될 때는 잡초가 먼저 자라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민 씨는 잡초를 그냥 뽑아내지 않는다. 잡초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지온을 떨어뜨리고 아침 습기를 머금었다 물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으뜸도라지의 발아 때까지 살려두는 것이다. 싹이 나서 5㎝이상 자랄 때 까지는 아기와 같다. 건들기만 해도 죽어버리기에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으뜸도라지가 5㎝ 이상 자랄 때까지 잡초를 놔두다 보니 어떤 것은 1m를 넘기기도 한다. 그래서 일일이 손으로 해야만 하는 예촉 작업엔 전동가위부터 시작해 낫과 톱 등 다양한 도구가 활용된다. 이런 모습을 보며 주위 어르신들이 ‘무슨 친환경이냐’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예초 후 으뜸도라지가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게 됐다.
■ 다함께 모여보자!
이상민 씨는 현재 전국 유기농 도라지 연합회 회장으로 있다. 친환경농법을 보급하고, 유통 규모를 늘리고,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았다. 친환경도라지의 경우 저장 기간이 월등히 길어 도라지 재배를 하는 농가들 중 친환경농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도라지를 활용한 가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도라지청을 비롯해, 도라지차와 도라지잎차 등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택배를 보낼 때 보리 이삭을 예쁘게 꾸며 보내는 등 고객에게 감동을 주면서 재구매율도 높다.
“도라지는 약재로도 많이 사용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유기농업의 원칙을 지켜가며 정성스레 키운 친환경 도라지를 믿고 구입해 준다면 고맙겠다.” 이상민 씨의 바람만큼 땅도 사람도 모두 건강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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