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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욱 흙살림연구소 회장, 이학박사 학위 취득
흙살림 조회수 1,027회 17-09-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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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흙살림연구소 석종욱 회장은 8월 25일 경상대학교 생물소재공학과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박사과정에 도전하여 만 70세의 나이에 이룬 성과다. ‘땅심을 살려야 농업이 살고 농업이 살아야 농업인과 국민이 산다’는 철학적 실천이 이뤄낸 결과다. 다음은 석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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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를 받으신 것에 대해 먼저 축하드립니다. 보통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학위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1976년 2월에 국제농장주교육협회에서 주관하는 미국 연수프로그램(화훼 채소분야)에 참여했습니다.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서 독일계 이민 2세가 경영하는 수십 만 평의 대규모 그린하우스와 노지 화훼농장(초화류, 구근류, 화목류)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에서는 목재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톱밥, 우드칩, 바크 등)로 만든 퇴비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서 적극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 활용방법을 몰라 공해물질로 분류되어 처치곤란한 천덕꾸러기였죠. 그래서 순환연수도 포기하고 13개월 동안 한 곳에서 퇴비 만드는 법과 농사기술을 배우고 귀국했습니다. 그 뒤 일본의 자료도 입수해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약 5년 간 톱밥퇴비를 만들어 비닐하우스와 노지 1만여 평의 농장에서 실증시험 등을 실시했습니다. 1982년도에 농림부고시(82-46)를 받아 국내 최초로 부산물비료로 등록을 하여 반도부숙톱밥퇴비라는 명칭으로 시판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 30년 이상 퇴비공장과 유기재배농장에서 근무하다 생산현장에선 어느 정도 경험을 했으니 더 늦기 전 만 60세에 정리를 하고 나머지 여생을 농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땅심살리는 교육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전국농업기술센터와 각 시·도 농업기술원, 농업마이스터 대학,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등에서 연간 100회 이상 농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지내오면서 톱밥이 전국퇴비공장에서 유기질원으로 좋다는 사실이 알려져 수요가 폭발해 ‘금밥’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가 됐습니다. 현재는 수입까지 하는 처지이고, 세계적으로도 땅심 살리는 소재로는 톱밥퇴비가 최고라는 것이 실증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퇴비공장은 약1,400개 정도 되며 거의 대부분 공장에서 톱밥을 유기질원과 수분조절제로 퇴비제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평생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경험으로만 좋다고 할 게 아니고 학문적인 논문으로 정리를 해 놓으면 다른 분들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어 더 많은 연구를 하게 되고 농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박사학위에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박사 학위 논문의 주된 내용은 무엇입니까.

-논문명이 “유기성 부산물 퇴비처리가 채소 작물의 뿌리혹선충 방제 및 생육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같은 작물을 같은 장소에서 잇달아 재배할 때 토양과 작물 간에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작물성장이 원인 모르게 불량해지며 품질과 수량이 저하되는 것을 연작장해라고 말합니다. 특히나 윤작이 어려운 시설원예와 동일 작물을 재배하는 노지에서 그 피해가 심합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작물생산량을 좌지우지하고 땅속의 적이라고 까지 하는 유해선충입니다. 연작장해의 3/4이 유해선충과 관계가 있으며 지상부의 해충피해와 별로 정도가 다르지 않다는 외국논문 발표도 있습니다. 그러나 퇴비를 잘 발효시킬 때 퇴비 속에 방선균과 곰팡이(트리코델마), 퇴비선충 등이 증식이 되고 땅심이 좋을 때 생기는 지렁이가 선충을 잡아먹는 천적들로서 선충을 구제하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뿌리혹선충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상추와 둥근마를 대상으로 포장 재배실험과 멜론의 생육에 관해서도 실험을 하게 되어 좋은 결과를 얻어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다음 호 신문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 게재>

 

■ 땅심 살리기 연구원장으로서 친환경 퇴비와 관련해 계속 교육을 해오셨는데요, 이번 논문이 교육 내용에 변화를 주게 되나요

저는 이번 논문작성에 참고하기 위해 작물의 병충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토양(하우스, 노지)과 퇴비(농가, 시중유통퇴비) 수십 점을 수집해 농사에 유익한 방선균을 분석 한바가 있습니다. 토마토 유기재배를 잘하고 있는 농가 하우스 흙 1g당의 방선균 숫자는 133만 마리 정도가 나왔는데 농약사용으로 농사짓는 하우스에서는 4,000마리 정도가 나왔고, P농가에서 직접 제조한 퇴비는 1g당 1천8백만 마리, 시중유통퇴비는 최고 4천1백만 마리~최저 1,000마리였습니다.

토양을 검정하는 데는 일반적인 이화학적 토양분석에다 방선균숫자로 토양의 건전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가 있고, 퇴비의 발효정도는 방선균 숫자로도 판단 할 수가 있습니다. 퇴비의 생명은 좋은 소재의 유기물로 발효를 잘 시킨 것에 있습니다. 발효를 안 시킨 유기물 특히 볏짚 같은 것을 넣어 시설재배를 할 때 후사리움(곰팡이병균)으로 인해 시들음병이 많이 걸리는 것은 생유기물이나 미숙퇴비에는 천적미생물(유효균)이 없어 병균들이 잘 정착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교육도 퇴비는 톱밥 같은 리그닌이 많은 소재로 발효를 잘 시켜 땅심을 빠르게 살리면 각종 병충해를 예방하고 작물생육이 좋아 지속적인 고품질 다수확의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구체적인 논문자료까지 제시할 수가 있어 농민들도 쉽게 받아들 일수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 이번 논문을 통해 밝히신 내용이 실제 농부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지상부에 있는 농작물의 줄기나 잎에는 농약을 살포하면 방제가 가능하지만 땅속에 보이지 않는 병균이나 해충들은 구제하기가 화학합성농약으로도 불가능한 게 참으로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해선충이나 토양병균들입니다. 그래서 이번 논문에선 발효퇴비를 10a당 3톤을 사용해 상추와 둥근마의 뿌리혹선충에 실험을 해보니 결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이 노지의 모든 작물에 10a당 발효퇴비를 3톤씩 넣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또 다른 실험으로 톱밥퇴비에서 추출한 ‘토리’와 벼 뿌리에서 분리한 ‘세머루’라는 천적미생물을 퇴비 1톤과 함께 처리를 해보니 무처리구에 비해 60~73%의 방제효과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질 좋은 발효퇴비와 천적미생물에 대해서 실질적인 안내를 해줄 수가 있어 도움이 많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전국으로 교육을 다니면서 보면 기존농민이나 귀농인들이 친환경농업에 관심은 많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가 상당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 지도를 원하는 농가들 중 일부를 선정하여 땅심 살리는 노하우, 특히나 발효퇴비를 만드는 방법을 비롯해 병충해 방제법 등을 지속적으로 흙살림 교육과 연계해서 도와줄 계획입니다.

 

■ 질문 이외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전달해주세요.

-“농사에 땅심보다 더 우수한 기술은 없다” 와 “흙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은 일반농업이든 친환경농업이든 간에 모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흙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고 푸대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땅심살리기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대다수의 농민들이 구하기 쉽고 사용이 편리한 ①화학비료나 농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 농민들께서는 ‘나는 퇴비를 많이 주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실지 모르지만 그중에서도 극소수를 제외하곤 퇴비의 발효정도가 우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②미부숙된거나 썩은 퇴비라도 무조건 많이 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①②경우는 그 결과 농작물의 병충해도 더 심해지고 품질과 수확량도 떨어져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연작장해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에는 퇴비에 관한 관심을 상당히 많이들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는 제가 2013년도에 쓴 “땅심살리는 퇴비만들기(들녘출판사)”라는 책자가 인기가 있어 곧 6쇄 인쇄를 한다고 하고, 2015년1월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사단법인 친환경인증기관협회와 공동으로 제작한 “친환경퇴비 제조방법”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져 2년 반 만에 8만 1천회 이상의 조회가 되는 등을 보고 알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땅심을 살려 연작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나 앞에서 말씀드린 유기재배시 제일 걸림돌이 되는 질소를 위시한 여러 가지 영양 공급 등에 관해서 흙살림 신문을 통해 연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