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보기 기부금내역
흙살림이 만난 사람

페이지 정보

박석준 한의사 "농사철학과 한의학은 뿌리가 같다"
흙살림 조회수 1,703회 17-07-11 16:34

본문

"농사 철학과 한의학은 그 뿌리가 같다"  

크???-쐝? ????3 (2).jpg
 

박석준 흙살림동일한의원장인터뷰

 

지난 6월 16일 충북 괴산군 불정면 목도리에 ‘흙살림 동일 한의원’이 개원했다.

시골에 한의원이 개원하는 것도 흔치 않는 일이지만 그 이름에 ‘흙살림’이 들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름에 얽힌 사연과 한의원이 시골로 자리를 옮긴 까닭을 듣기 위해 박석준 원장을 찾아봤다.                        

                                                                                                          

■ 한의원 이름에 ‘흙살림’이 들어간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을 때 이름이 ‘양재 동일 한의원’이었다. 지역 이름을 앞에 내건 것이다.

‘동일 한의원’이라는 이름이 할아버지께서 아버지가 한의원을 개원했을 때 ‘동양에서 제일가는 한의원이 되라’고 해서

붙여준 이름이다(박석준 원장은 3대째 한의원을 이어가고 있다).

아버지 제자들이 한의원을 개원하면 동일한의원이라는 이름을 함께 썼는데

각 지역별 이름을 붙여 강남·일원·면목 동일 한의원 등으로 이름을 지었다.

이곳 불정으로 내려왔을 때 당연히 불정이나 목도 동일 한의원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흙살림 동일 한의원이라 이름을 붙이니 ‘흙살림이 투자를 한 것이냐’ ‘흙살림 자회사냐’ 라며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전혀 아니다.

1년 반 전 괴산에 놀러왔다 이태근 흙살림 대표, 정우창 청미래재단 이사, 오철수 시인과 만나게 됐다.

이 만남을 계기로 매주 수요일마다 고농서 강독을 했다. 이렇게 공부가 쌓이고 친분도 쌓이면서

농사의 출발이 흙이라는 것과 흙을 살리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또 ‘흙살림’과도 친구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름을 흙살림 동일 한의원으로 지었다.

크???-?살풼볙???? 내? (2).jpg
흙살림동일한의원 내부 모습. 고서를 비롯해 책들이 가득 있어 도서관을 방불케한다.  
 

■ 한의사가 고농서 강독을 한다는 것은 뜻밖이다.

농사 철학이 한의학의 철학과 그 뿌리가 같고, 공유하는 내용이 참 많다.

농산물의 약효, 즉 ‘어떤 농산물이 몸 어디에 좋다’라는 그 내용이 바로 한의학이다.

물론 나도 고농서 강독 전까지는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농사와 연관이 있을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반대로 농사짓는 분들도 한의학적으로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크???-쐝? ?살풼 볙? ??? (2).jpg
 
■ 서울에서 활동하다 이곳 괴산으로 터전을 옮기신 이유는?

경쟁을 압축시켜 놓은 도시 생활이 싫었다. 최근 건강도 좋지 않아 물과 공기가 좋은 곳에서 살고 싶었다.

또 고농서 강독을 하면서 농사 철학을 더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이전을 결심했다.

 

■ 목도에서 한의원을 개원해보니 어떤가?

마음이 아팠다. 젊은 분이라 해봤자 50·60대 이고, 대부분 70·80대 노인 분들인데 아픈 곳이 모두 똑같다.

대부분 허리가 휘고, 무릎이 안 좋다. 한 지역에 사시는 분이 똑같은 병을 앓고 있는 모습에 화도 났다.

도시에서는 지나치게 섬세한 의료 서비스를 받는 반면, 시골에서는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못 받는 의료 제도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의료사각지대인 것이다. 쉬면서 공부를 하자고 옮겨온 것인데 오히려 환자가 더 많아졌다.

 

■ 앞으로의 계획은?

농사철학을 계속 공부하는 것이다. 물론 그전에 이곳에서의 정착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동의보감 번역서를 끝내고 싶다(현재 1, 2권 출간된 상태).

다음으로 유기농 약재를 생산했으면 좋겠다. 현재 흙살림 농장에서 지황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

지황을 출발점으로 삼아 주위 농민들이 유기농 약재를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이것 또한 유기농 약재를 대하는 소비자와 한의사의 인식과 호응이 필요하다.

농산물을 이용해 기능성 식품도 개발하고 싶다.

농산물의 여러 조합을 통해 맛과 효과를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잡초를 연구하고 싶다.

잡초를 식용이나 약재 등의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지 않을까싶다.

물론 이것도 나물처럼 데치거나 삶는 등의 가공법이 필요할 것이고,

이런 정성이 들어가야 비로소 식량이 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크???-쐝? ????2 (2).jpg
 

▲박석준 흙살림 동일 한의원 원장은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교수와 들꽃피는요양병원 병원장 역임,

동의과학연구소 소장, 한국의철학회 대외협력이사를 맡고 있고

△몸(소나무) △동의보감, 과학을 논하다(바오) △허준 - 동의학을 빛낸 큰 별 △동양철학과 한의학(공저)

△역서 동의보감(공역) 등 여러 권의 저서와 번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