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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박종원(의성 토마토)
흙살림 조회수 1,285회 17-05-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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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경북 의성 박종원(토마토)

 

“농사꾼 편하자고 농약을 안 씁니다. 하하하.”

경북 의성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박종원 씨는 친환경농사 15년차다. 그 첫 시작은 ‘돈벌이가 될까’라는 기대감이었지만, 막상 무농약 농사를 지어보니 ‘돈 대신 건강을 얻어 좋다’고 한다. 특히 약을 치고 농사일을 할 때면 혹시나 ‘몸을 상할까’ 걱정되던 마음이 친환경농사를 시작하면서 싹 사라져 행복하단다. 내 밭에서 난 민들레 같은 풀들도 마음껏 캐 먹을 수 있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 병? 벌레? 같이 살아가는거죠

농사를 지을 때 병이나 벌레가 오면 깨끗하게 없애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래서 약을 치고 또 친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농사가 가능한 것일까.

박종원 씨는 천적과 미생물을 이용하면서 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났다. 병이나 벌레는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며 같이 살아가는 게 좋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래서 땅을 태양열로 소독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땅 속 유익한 미생물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실제 토마토의 곁순을 제거한 자리가 아물지 않고 곰팡이가 생기면, 이 자리를 떼어내고 흙을 발라준다. 그러면 곰팡이가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데, 박종원 씨는 이것이 흙 속에 있는 미생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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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순을 제거한 자리가 아물지 못하고 곰팡이가 생기면 흙을 발라주어 치료한다. 
 
잎 곰팡이나 잿빛곰팡이가 생길 때는 트리코데리마균(제품:토리)을 활용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병에 걸린 잎들을 싹 제거해 없애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잎을 통해 천적 미생물들이 자라나고 번식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무농약 농사를 처음 시작한 2002년의 경험은 이런 천적과 미생물을 활용한 농사기술에 확신을 주었다. 당시 오이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다른 농가들은 노균병으로 다 무너졌는데 자신의 밭은 무사했던 것이다. “악조건 속에서는 오히려 친환경재배가 더 안전하고 낫다.”

 

■ 책? 중요하지만 현장이 먼저죠

처음부터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사에도 기술이 있기에 배우고 익혀야 한다. 초보자들은 보통 책을 통해 지식을 흡수한다. 농사와 관련된 기술들도 표준재배법이 있어 농부들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말 그대로 표준일 뿐 농사짓고 있는 땅의 상태와 주위 환경에 따라 적용을 달리해야 한다.

박종원 씨도 초창기 오이 농사를 지을 때 오이가 시들시들해지자 책에서 배운 데로 물을 조절했다. 하지만 오이가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주위 선도농가에게 도움을 구했다. “집집마다 상황이 다 다른 걸 어찌 책이 알까” 농부가 땅을 살펴보고 나서 조언을 해 주었다. 그 조언을 따라보니 비로소 오이가 잘 자라기 시작했다.

이처럼 작물의 생리와 땅의 상태, 주위 환경을 잘 파악해 적용하고 대응하는 것이 농사꾼의 실력을 가른다. 여기에 도전정신도 큰 몫을 차지한다.

박종원 씨는 토마토 농사를 지으면서 적심재배법을 수년간 시험하면서 기술을 정착시켰다. “서로가 쌓아온 기술을 교류해 농작물의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해지면 좋겠다”는 박종원 씨의 농장에선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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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씨의 토마토 적심재배법

일본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방법 중 2화방에서 적심하고 곁순을 키워 다시 2화방, 또다시 2화방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있다. 이 방법을 차용해 농장에서 7~8년 간 시험하면서 5화방에서 적심, 곁순을 키워 다시 5화방을 키우는 재배법을 정착시켰다.

-적심을 하는 이유 : 수확시기를 늦추어 탄력적으로 운용이 가능해진다. 늦추어진 시기만큼 토마토가 튼실해지고 세력유지가 가능해진다.

-적심 방법 : 2화방→2화방→2화방의 경우엔 화방 바로 밑의 세가 강한 곁순을 키우지만 5화방→5화방의 경우엔 그 밑 곁순을 키운다. 이럴 경우 다시 새 화방을 맺기까지 겨울 20일 여름 15일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적심할 때 주의사항 : 경화된 가지를 잘라서 키우면 자라다 뚝 끊어져버릴 수 있다. 부드러운 부분에서 적심해서 키워야 한다.

-적심의 장점 : 곁순을 하나 키울 때마다 생장점이 생기므로 이로 인해 호르몬이 분비되어 뿌리를 촉진, 성장이 왕성해진다고 생각한다. 적심재배법을 하면 1작기로 2작기 기간 동안 재배가 가능해져 모종값 절약.

●토양 관리

여름에 수단그라스를 두 달간 키우고 나서 갈아엎는다. 여기에 균배양체와 퇴비를 준다. 균배양체를 뿌리면 며칠 만에 정식하여도 피해가 없다. 또 균배양체가 선충예방에 좋아 계속해서 사용하면 선충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공기 순환

공기순환팬을 24시간 돌린다. 내부 온도의 균일화, 이산화탄소의 균일화를 위해서다. 순환팬을 돌리면 내부의 공기를 흐르도록 해 식물이 광합성에 이용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지므로 광합성이 더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공기 순환팬은 하우스 내부 기둥에 설치했다. 가장자리에 있는 팬은 안쪽방향으로 밀어주고 안쪽기둥에 설치한 팬은 바깥쪽 방향으로 바람을 불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