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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김영주(전북 무주 사과)
흙살림 조회수 1,085회 16-08-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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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탐방 - 김영주(전북 무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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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들이 왜 힘들게 유기농사 짓느냐며 지금도 말려요. 하지만 전 더 이상 농약 치면서 농사짓는 건 못하겠어요.”

전북 무주에서 유기농업으로 사과나무를 키우고 있는 김영주(65)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유기농이 힘들다지만 건강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자부심에서 나온 표정이다.

 

■ 끝까지 가보는 거야

김영주 씨는 1990년도에 사과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김 씨가 살던 무풍면에는 사과나무가 한 그루도 없던 시절이였다. 원래 인삼농사를 했는데 수확을 마친 후 무엇을 심을까 고심하던 때였다. 마침 농업기술센터에서 영농교육을 받으면서 사과에 관심을 갖게 돼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사과나무를 알고 있는 사람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막연했다. 심지어 전지(가지치기)하는 법조차 몰랐다. 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근처 전주시 등 사방으로 찾아다녔다. 이때 친환경농업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즈음 이태근 흙살림 회장의 ‘흙살리기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1996년엔 저농약 재배를 시작했다. 무주군 1호였다. 저농약이긴 하지만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할 수 있어서 수확량도 제법 많았고 벌이도 괜찮았다. 하지만 진짜 친환경농업을 위해 2000년대 중반 무농약으로, 2012년 쯤엔 유기재배로 인증을 받았다.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이 행복했다. 그러나 수확량이 뚝 떨어지면서 수입은 반토막이 났다. “벌이가 시원찮아졌지만 건강한 사과를 생산한다는 생각에 마음은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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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주씨의 사과밭엔 웅덩이가 있다. 이곳에 물고기를 풀어놓았는데 수달이 가로채서 먹을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 어려워도 해보는 거야

무주군에서는 현재 8가구가 유기사과연구회로 똘똘 뭉쳐 유기재배를 하고 있다. 기술센터에 의존하던 것을 서로 상의하면서 재배력을 갖추어 가 지금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그렇다고 유기사과를 재배하는 것이 만만해 진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도 전국 각지에서 유기사과 재배법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농부들이 1년에 대여섯 명은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공했다고 소식을 전해오는 사람이 없다. 유기 재배도 어렵지만 생산력이 떨어져 경제적으로 힘드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재배 기술도 축적되어 있고, 흙살림이 유기농자재를 연구하고 개발해 좋은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하다. 흙도 살리고 나와 소비자 건강도 돌보는 좋은 일이지 않는가.”

실제 김영주 씨는 유기재배 초창기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하다 오히려 이것이 사과나무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는 생각에 지금은 손길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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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무더위에 사과도 해를 입었다. 사과도 땡볕에 지친 모양이다.

 


■ 겉만 번지르르해서야

올 한 해는 유난히 더웠다. 그 덕분에 해충 피해는 덜했다. 반면 일사피해를 입는 사과가 많다. 농사를 짓는다는 게 꼭 농부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그래서 김영주 씨는 사과 농사를 지으면서 준비하는 게 있다. 먼저 땅을 살리기 위해 근처 무항생제 양돈장에서 돈분을 얻어 톱밥과 왕겨를 섞어 발효시킨 퇴비를 쓴다. 그리고 방제작업을 위해 석회보르도액을 만들어 사용한다. 초생재배를 하기에 풀은 될 수 있으면 자라도록 내버려둔다. 어떨 때는 사과랑 같이 크기도 한다. 1년에 4~5번 정도 예초 작업을 한다. 풀은 생각보다 지장을 많이 주지 않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사과나무 생장 초기엔 분유를 타서 주고 이후론 생선액비를 만들어 영양분을 제공한다.

“유기 사과 재배가 힘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겉모양은 예쁘지도 않고 색이 번지르르하지도 않죠. 소비자들이 말로는 유기농을 찾지만 실제 구입할 때는 예쁘고 잘 생긴 것만 고르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유기농을 이해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죠.”

김영주 씨는 ‘나부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사과를 키운다’는 생각에 8월의 땡볕에도 사과나무 옆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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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위에 올빼미가 있다. 진짜는 아니고 조각상. 그런데 이 모습에 새들이 놀라 도망간단다.

친환경 재배법.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