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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소개 - 수박 멜론 어해용(충북 음성)
흙살림 조회수 1,702회 16-06-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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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 수박·멜론 어해용(충북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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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수박도 있어요?”

음성에서 수박과 멜론 등을 키우고 있는 어해용 씨의 농장에선 신기한 종류의 수박들이 많았다. 멜론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애플수박과 노란 수박, 토종 수박이 하우스 안에 주렁주렁 달렸다. 크기도 색깔도 맛도 모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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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론과 함께 전국일주

어해용 씨는 젊은 시절 인천에서 공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1997년 IMF 경제위기로 사업이 힘들어지자 고향으로 내려왔다. 원래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고 있었기에 귀농은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부모님이 짓던 농사를 그대로 지을 순 없었다. 사업을 하던 역량으로 수박농사에 뛰어들었다. 10년 전부터는 저농약을 시작했고, 3년 전부터 무농약으로 전환했다. “저농약이 없어지면서 GAP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GAP는 친환경이 아니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요. 내년엔 유기농으로 올라설 생각입니다.”

수박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즈음 멜론 농사를 시도했다. 음성군에서는 처음이었다. 멜론 전문가와 3년을 함께 노력했다. 멜론 재배를 배우려고 전국을 일주했다. “남부 지방은 재배기술이 탁월하더군요. 이쪽은 물을 밤새 줍니다. 반면 양구에선 한낮에도 물을 줍니다.” 지역마다 재배방법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문제다. “옛날 농사법대로 하면 멜론이 시들시들해집니다.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기후에 따른 재배법을 눈여겨 본 덕분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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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멜론, 노란수박, 애플수박, 토종수박

  

■ 시범포가 된 수박밭

어해용 씨가 수확한 수박과 멜론의 품질은 우수했다.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 덕분에 종자회사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수박씨를 놓고 가기 일쑤다. 그렇다고 이 모든 씨앗을 다 심어보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검증하지 않은 것은 심지를 않습니다.” 수박을 수확해 소비자들에게 건네야 하는 입장에서 시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도전은 계속하고 있다. 현재 530㎡ 하우스 1동에는 18종류의 수박이 자라고 있다. 종자회사와 함께 시험재배하고 있는 중이다. 당도와 껍질, 색깔 등등을 다 고려해서 상품화 될 종자를 선택한다. 이외에도 2011년부터 애플수박, 2015년 노란수박, 올해엔 토종수박을 키우고 있다.

멜론과 수박에 대한 이런 열정 덕분에 그의 농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취재가 있던 다음날은 정읍 기술센터에서 45명의 농부가 견학을 오기로 했다. 7월 중엔 한 달 내내 해외에서 3500명 정도가 방문할 예정이다.

 

■ 먹기 딱 좋은 단 맛

어해용 씨는 연작을 하지 않는다. 1년 2기작을 한 후엔 한 해를 쉰다. 토양은 닭똥과 흙살림 ‘균배양체’를 이용해 관리한다. 병충해는 흙살림 ‘잘들어’와 ‘청달래’를 사용한다. 올해는 진딧물이 심해 애를 먹기도 했지만 무사히 넘겼다.

수박과 멜론은 시원하면서도 씹히는 맛이 있고 달아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급식을 먹는 학생들 입맛에 맞는 것이 시장에서 먹힙니다. 아이들 입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입에 딱 맞는 정도의 당도를 맞추어 수확을 결정한다. 요즘은 종자 자체가 워낙 좋아 당도가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재배 노하우가 있는 건 틀림없다.

“멜론이 당도 15브릭스를 넘어가면 하우스 앞만 지나가도 냄새로 알 수 있습니다.” 수정이 한날한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수확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멜론이 16브릭스를 넘어가면 열매가 터지기 시작한다. 반면 수박의 경우 15브릭스가 넘어가면 오히려 쓴 맛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100% 익기 전에 수확해서 단 맛을 최대로 느끼게 되는 13브릭스 정도에 맞춘다. “당도도 당도지만 사람들이 너무 깨끗한 것만 찾습니다. 상처 나고 진딧물이 있으면 씻거나 닦아서 먹으면 될 일인데 말이죠. 속 내용물이 좋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먹기 좋게 익어가는 수박과 멜론이 상처가 났다고 그냥 버려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