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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하나 먹어보세요.”
알은 굵지만 아직 덜 익은 딸기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는 몇일 전 이미 수확한 상태다. “아직 익고 있는 중이지만 그래도 맛있을거에요.” 딸기를 건네는 말씀에 자신감이 꽉 차 있다. 한 입 베어물었다. 입안 가득 향이 풍겨져나오고 달콤한 즙이 흐른다.
충주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임형락 씨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파는 농산물이니만큼 그 이름을 명예롭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제 이름을 내건 농산물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어요.”

■ 귀농 후 친환경농업 전환
임형락 씨는 원래 토목관련 회사를 다니고 사업을 해 온 사업가였다. 하지만 귀농을 결심하고 20년 간의 도시생활을 정리, 충청북도 충주 지역에서 약 3,300㎡ 면적의 땅에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애당초 친환경농업에 관심이 많아 친환경 농사를 짓고자 했지만 과거부터 화학비료와 농약에 오염이 되었던 땅이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 방도를 찾기 위해 충주 지역의 친환경농업 선도 농가를 찾아 자문을 구하였다. 죽어 있는 땅을 먼저 살려내고 그 다음에 작물을 키워야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농업과 관련한 교육을 찾아듣고, 서적들을 구해 보면서 여러 가지 농법을 직접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이러면서 차츰 본인만의 친환경농업을 완성해가게 됐는데 그 중에서도 퇴비와 액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렇게 2007년부터 무농약 인증(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받아 친환경농산물을 키워내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유기인증으로 유기농법을 발전시키고 전파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 친환경농업 작목반을 이끌다
귀농을 할 때 선택한 경작지 주변은 친환경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관행농업에 젖어있던 지역이었다. 오히려 ‘친환경농업이 가능하겠느냐?’라는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해왔고 친환경농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인근 농가를 찾아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할 것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노력한 끝에 주변 사람들이 차츰 하나둘 모여들면서 ‘늘푸른친환경작목반’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처음 시도한 친환경농업 작물은 상추, 로메인, 쌈케일, 근대, 치커리, 뉴그린, 생채, 청경채, 애호박, 방울토마토였다. 하지만 생산량은 관행농업에 비해 1/2~1/3정도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참담한 실패였다. 작목반원들을 볼 면목이 없었으나 결코 포기하지 않고 땅을 살리는데 더 노력하기 시작했다. 땅을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유기물 퇴비를 직접 만들어서 매년 농작지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난 후 땅은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고, 작물들의 생육도 원활하게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퇴비의 중요성을 깨우치고 이후 퇴비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목반 공동 퇴비장과 함께 개인 퇴비장도 만들어서 퇴비를 직접 만들어 지역 환경에 맞는 질 좋은 퇴비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 친환경농업의 지속적 운영 체계를 만들다
2010년부터는 호연친환경농업작목반장이 되어 친환경농업의 실천과 유통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기술 도입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생산관리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매년 충북농업기술원 유기농업 박사와 함께 친환경농업 생산지의 토양관리 및 품목별 관리에 대해 컨설팅과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컨설팅과 교육을 바탕으로 지속적 운영 체계를 자발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작목반원들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고충과 애로사항들을 점검하고 함께 풀어가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친환경농업 기술은 멈춰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매년 다양하게 친환경농법을 실천하고 있는데 미생물 액비를 만들어 배양하고 주변 농가들에게 나눠주는 등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를 하면서 사용법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 사회 공헌 활동
임형락 씨는 7년 전부터 친환경농산물을 지역 취약 계층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충주지역을 중심으로 적십자와 나눔의 집, 성심 농아원, 맹아원, 숭덕재활원, 요양원, 괴산 무지개 마을(무심사) 등에 직접 재배한 친환경농산물을 나눠주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이 깃든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이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작은 손길이나마 꾸준히 건네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