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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를 찾다 - 충남 아산 강정우(유기농 배)
흙살림 조회수 1,137회 15-10-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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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농가 - 충남 아산 강정우(유기농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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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산물이 주는 청량감은 아이나 환자들이 먼저 깨닫죠.”

지난해 농산물품평회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상을 수상한 충남 아산의 강정우씨(47)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배농사를 지으면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도 관행재배 못지않은 수확을 거둘 정도로 기술이 올라와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도 크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 지금 말고 나중에?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강정우씨는 30대 초반 귀농을 결심했다. 아버지가 너무 연로하시고 몸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아버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배 농사를 지면서 사용한 농약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농사를 물려받으면서부터 친환경농법에 관심을 가졌다. 아버지 또한 “내 몸이 이렇게 아프니 농사는 네가 짓고 싶은대로 지어봐라”라고 말씀하셨다.

때마침 같은 작목반원 중 한 명이 무농약으로 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강씨는 아버지와 함께 농장을 몰래 찾아가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 모양새는 처참했다. 배나무에 잎이 제대로 달린 것이 없었다. 아버지는 “저건 도저히 농사가 안될 것 같다. 나중에 해라”며 관심을 끊었다. 하지만 강씨는 농약을 뿌리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무농약을 시도했던 작목반원은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친환경농법을 지속했고 강씨 또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 열매보다 소중한 잎

강씨는 무농약을 시도했던 작목반원이 점차 노하우가 쌓이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는 것을 보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온갖 고생을 하며 터득한 기술을 그냥 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주저주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구자였던 작목반원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친환경재배에 관심 갖고 있는 걸 알고 있다. 한번 배워보지 않겠나” 강씨는 얼씨구나 덥석 손을 잡았다.

강씨는 인증을 받고 있지는 않았지만 농약을 거의 쓰지 않다시피 배를 재배하고 있었고 토양관리를 꾸준히 해온 덕에 어렵지 않게 무농약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0년엔 무농약 인증을 2013년엔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농사를 함께 지으면서 농사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재배력도 갖추게 됐다. 다만 자연재해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012년 농사를 잘 지어놓고는 태풍으로 잎이 다 떨어지는 아픔을 맛봤다. 강하면 오히려 더 잘 부러진다고, 배를 야생에 가깝게 건강하게 잘 키우다보니 튼튼한 잎이 오히려 태풍에 더 쉽게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배가 열매를 맺어 떨어지는 것보다 잎이 떨어질까봐 더 걱정이다. 반면 잎이 푸릇푸릇 활기를 띠면 그것만큼 행복한 기분을 선물하는 것도 없다고 한다.

■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올해는 흑성병 등 병이 많고 꽃 필 때 쯤 냉해로 착과가 불량해 과수를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강씨는 크게 걱정 하지 않았다. 온도, 시간, 바람, 나무 간 거리, 전정 상태 등등에 따른 대책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밭에 맞도록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것이다. 이제 생산량도 관행재배와 비슷할 정도로 올라와 있다.

“유기농 농사 짓는다고 큰 돈 벌겠어요? 그저 지속가능한 농사를 짓는다는데 만족하는 거죠.”

그의 친환경농사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그가 키우는 배나무의 잎 마냥 쑥쑥 튼튼하게 자라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