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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해 특별 인터뷰 - 강기갑 전 국회의원
흙살림 조회수 1,009회 15-06-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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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해 특별인터뷰 - 강기갑 전 국회의원

 

한복, 두루마기를 입진 않았지만, 고무신을 신지도 않았지만 치렁대는 수염만은 그대로였다. 강기갑 전 국회의원이 흙살림 토종연구소를 방문했다. 강 전 의원은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0여 년간의 정치활동을 끝내고 현재 경남 사천의 고향산천으로 돌아와 다시 농사를 짓고 있다. 7,000여 평의 대지에 1,000여 그루의 매실나무를 기르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을 고집하며 가톨릭 농민회의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그의 농장 이름은 ‘흙사랑’이다. 흙을 사랑하는 것이 자연 사랑의 근본이라 생각하기에 지은 이름이다. 강 전 의원이 생각하는 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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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과 흙은 하나다

흙은 생명의 덩어리다. 농사짓는 흙 1g에 2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아있어야 건강한 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60kg 체중의 사람의 몸 안에도 엄청난 수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흙 60kg 속의 살아있는 미생물의 숫자와 거의 같은 것이다. 이야말로 몸과 흙이 하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실제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흙 속의 미생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농사짓는 흙에 투여되는 모든 유기물질을 원활하게 분해, 흡수하는 능력도 커진다. 이렇게 분해·흡수된 성분은 작물의 뿌리에서 줄기·잎·꽃·열매로 전달되어 좋은 먹을거리가 된다. 이것을 수확해 신선한 식탁에 올려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몸 안 소화기관에 서식하고 있는 수 천만 마리의 미생물이 분해·흡수하여 우리 몸의 필요한 기관으로 보내진다. 사람의 몸도 흙과 같이 미생물 덩어리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그 미생물들의 역할과 기능도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몸과 흙이 하나임을 느끼게 된다.

■ 흙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흙 속에 미생물은 유익한 것과 유해한 것이 함께 있는데, 흙에 투입되는 유기물질에 따라 그 역할과 기능이 크게 달라진다. 사람의 몸 안에 활동하고 있는 미생물들도 유익균이 10%, 유해균이 10%, 중립적 성격이 80% 정도 있다. 그런데 중립적 성격의 미생물들은 유익균과 유해균과의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우세한 쪽으로 자신의 성향을 맞춰버린다. 따라서 신선하고 발효된 건강한 식탁을 맞이하느냐 아니면 인스턴트식품이나 오염된 식탁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유익균과 유해균의 역할과 기능이 크게 달라지면서 건강 또한 크게 좌우된다. 결국 우리 몸과 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유기적 관계로 맺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몸을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유지시키려면 흙을 건강하게 보호하고 가꾸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 나아가 사람은 흙과 가까이 함께 할수록 건강해 진다는 깨달음은 참 농사꾼들의 덕(德)이요 지혜다. 그런데 사람들은 흙을 밟다가 발에 흙이 묻으면 기겁을 하고 신발이나 옷에 흙이 묻어도 황급히 털어낸다. 더 나아가 생활의 편리함을 선호하며 사람의 생활공간에서 흙을 차단시키고 있다. 인공화학 물질로 온통 뒤덮힌 도회지의 아스팔트 콘크리트들을 보라! 미생물덩어리인 사람이 미생물덩어리인 흙을 싫어하고 멀리하고 오염시키면 결국 사람은 건강을 잃게 될 것이다.

■ 미생물과 함께 하는 농사

건강한 흙은 미생물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모든 농사에 미생물을 이용하고 있다. 매실 농장에는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미생물로 발효시킨 퇴비만을 쓰고 있다. 또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소와 닭에게는 미생물로 발효시킨 사료를 먹인다. 그러면 가축들의 분뇨에서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다운 버섯꽃이 피어난다. 하얗게 피어난 가축들의 분뇨를 구름이 춤추는 모습처럼 보인다 하여 운무(雲舞)라 이름지었다. 또 구제역이나 AI같은 전염병을 막기 위해 미생물을 물에 희석하여 토종닭과 한우 축사에 살포하기도 했다. 앞으로 정부에서도 미생물 분야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흙은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여 정화 시키고 생명을 싹틔운다. 흙 속에 온갖 미생물들의 조화를 보면 유기적 관계 속에 어우러지는 상생의 신비를 깨닫게 된다. 흙살림은 곧 건강살림이요 생명살림임을 크게 외쳐본다. 그리고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지어다”라는 진리의 말씀 속에 깃든 상생의 의미를 삶으로 실천하기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