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보기 기부금내역
언론에 비친 흙살림

페이지 정보

서울급식 경험으로 유기농업 대중화 가능성 확신_<식량닷컴>
흙살림 조회수 1,942회 14-03-05 11:14

본문

공공급식 명인을 찾아서 | 흙살림푸드

   
 

2005년 설립된 농업회사법인 흙살림푸드는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을 담당하는 흙살림의 유통 전문 회사다.

흙살림푸드 설립과 함께 흙살림의 사업은 그동안의 연구와 농자재 판매사업 등 농민 위주의 사업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통사업 영역까지 확장해왔다.

2013년 서울시친환경학교급식 사업에 참여하면서 흙살림푸드는 또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 까다로운 서울급식을 경험하면서 친환경농산물의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 이에 대해 권사홍 팀장은“서울급식을 통해 유기농산물의 대중화 시대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흙살림푸드는 학교급식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유통사업을 통해 보다 폭넓은 생산자들을 조직해 유기농업의 순환 싸이클을 완성시켜 나간다는 각오다.

흙살림푸드 권사홍 학교급식(유통)팀장으로부터 흙살림푸드의 계획과 서울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규태 기자>


▲ 권사홍 흙살림푸드 학교급식(유통)팀장

흙살림푸드는 친환경농산물 전문 유통회사

흙살림푸드는 흙살림의 친환경 농산물 전문 유통사업체다. 그동안 흙살림은 유기농업 기술 및 농자재 연구와 개발, 농민교육, 생산컨설팅 등 농업 후방 쪽 업무에 집중해왔다.

흙살림에서 유통이란 유통 그 자체에 목적을 두기 보다는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생산자들의 농산물을 팔아주겠다는 개념이 컸고, 그렇기 때문에 운영방식에 있어서도 벤더형 운영보다는 다른 방식을 지향해왔다.

그런데 최근 유통사업이 양적 성장을 해 오면서 다양한 유통채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생산된 농산물을 팔아준다는 개념에서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흙살림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마트, 꾸러미, 학교급식, 자체매장, 쇼핑몰을 넘어 백화점 공급, 편의점 등 채널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꾸러미도 온라인과 연계해 다양화하려는 설계를 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흙살림을 알려 나갈 것

소비자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농가가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내야 한다. 흙살림은 안전성 검사 등 브랜드가 가져야 할 형식 뿐 아니라 내용까지 채울 수 있는 틀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흙살림은 돈에 휩쓸리지 않고 흙살림만의 보물스러운 가치를 쭉 쌓아 왔지만 그것을 소비자와 시장에서 풀어내는 부분에서는 다소 덜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흙살림을 잘 모른다. 훌륭한 농가들이 생산하고, 철저한 안전성 관리시스템을 거쳐 유통하는 현 체제는 어디가서도 자랑할만 하다. 소비자들에게 흙살림이라는 조직이 어떤 철학을 갖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다.

흙살림식 산지협력방식 구축할 것

그동안은 유통사업과 조직철학 사이에서 최대한 농가와 상생하는 방식을 고민해왔는데 유통은 조직문화만 가지고는 사업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서 유통사업 확대를 고민하면서 흙살림식 산지협력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벤더 방식으로 물건을 많이 팔아주기만 하면 얼마든 농가를 확보할 수 있다. 공급 풀을 놓고 유리한 생산물만 모아 팔수가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농가들은 몇 년 하다가 실망하고 또 빠져나갈 것이고 꾸준하게 같이 만들어갈 수가 없다.

친환경농업을 시작하는 농가와도 최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를 확장 시키는 방법을 택하려 한다. 그렇게 가다보면 느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흙살림 꾸러미로 유통되는 한라봉

서울급식 충격, 농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

서울급식에서 탈락되지 않으려면 농민들이 스스로 변해야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농업계 전반에 충격으로 퍼져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농민들이 노력해야할 부분이 용인되는 건 아니다.

몇 년 전에 비하면 친환경 농업의 수준이 올라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5년 전에 지금의 품위를 요구하면 모든 농가들이 욕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다. 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일반 농산물 같은 유기농산물의 품위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낀다. 때깔이 다르긴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 품위를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생산이 일정 수준이 안 되면 유통 확산에 한계가 있다. 서울급식을 보면서 유기농산물의 대중화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을 했다.

흙살림 위상 증명 받기 위해 서울급식 참여

학교급식을 하겠다는 내부적인 동기가 있어서 서울급식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충북에서 흙살림의 위상을 증명 받고, 급식이라는 유통채널을 확보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도 생각했다.

서울급식에 참여하면서 사업구조를 개선할 수 있겠다는 측면과 충북 대표로 흙살림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두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충북 친농연과 함께 학교급식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흙살림 농산물 물류센터

서울급식, 사업적으로는 마이너스지만 자신감 성과

서울급식은 사업적으로는 당연히 마이너스다. 그런데 학교급식을 접해 봄으로써 흙살림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성을 확인하고 자신감도 얻었고 그 자체로 경험도 축적됐다. 그동안 흙살림은 급식공급 경험이 하나도 없었다.

사업적인 성과보다 경험 자체를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겠다는 판단은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하여 6억 3천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모두 적자날 수밖에 없는 서울급식 구조

지금 8개 산지 구조로는 수익내기가 힘들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서 공급되는 물량이 서울시 전체학교라면 그럭저럭 수익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수익을 내기 어렵다.

100원을 받으면 물류·안전성검사 등 수수료 5%를 떼고 농가에게 80%를 준다. 100원을 받으면 80원을 농가에게 주고 15원이 남는 셈이다.

클레임도 많은데 농가에게 80%를 주는 건 미친 짓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서울급식을 통해 흙살림이 농가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했다는 것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30~40농가가 서울급식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생산자 피해 키워

공공조달적 플랫폼이 꼭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공급식이 됐던, 경쟁급식이 됐던 플랫폼이 통합될 필요가 있다. 다만 누군가 중간에서 안전성 관리를 하고 안정적으로 물류가 공급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중간자는 있어야 된다고 본다.

지금까지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해왔던 방식이 나름 잘 정착되어 왔다고 보이는데, 교육청에서 내놓은 지침이 플랫폼을 다양화 한다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현재 비중있는 플랫폼을 배제한 것이라는 점은 아쉽다. 서울시교육청이 아이들 먹거리를 가지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수순과 방식으로 생산자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다. 서울급식 때문에 새롭게 투자를 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못하게 될 판이 됐기 때문이다. 그 피해를 어디에서 보상받아야 할지 모르겠다.

   
 
< 저작권자 ⓒ 식량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