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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나이테
지구중심부(外核)에서 끓고 있는 용융물질인 마그마(岩漿)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가스, 화산재(火山灰), 돌조각(岩片)과 함께 녹은 돌(熔岩)로 지표를 덮어 층층이 쌓이게 된다. 화산가스의 대부분은 수증기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화합물(水)이고 다음으로 탄산가스를 많이 함유하며 황화수소와 아황산가스, 염화수소와 염소를 내뿜는 화산도 있어 황 함유가스가 대기에서 고체유황으로 변형된 것을 채취하기도 한다. 화산가스와 함께 입자의 크기가 다양한 화산회와 직경이 다른 암편이 화산틈새(火口)를 통해 지상으로 쏟아져 나오고 암장이 분출염기성 암인 현무암층을 이루며 완만한 경사지형에서 굳어진 제주도의 순상화산(楯狀)이다. 화산회, 분석(噴石)과 용암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제주도의 화산회토(Andisols)는 암색인 현무암(灰)을 모재로 한 젊은 흙으로 유기물함량이 높고 통기와 보수성이 양호하여 식물생육에 적합하며 염기성모재에서 출발하여 교환성양분이 많고 양이온교환용량이 높아 물리화학적인 성질이 우수하다. 제주도의 화산회토는 화산회가 바람에 의한 퇴적(風積)으로 동남쪽에 흑색의 부식이 풍부한 화산재 층이 발달한 흙이 넓게 분포한다. 이 흙은 표층(A층)이 깊고 심층(B층)은 구조가 매우 약하여 흙색의 변화만이 감지되는 층(鑑識層, Cambic B)이 있는 것으로 대부분의 화산회토가 여기에 속하고 기타는 암반이나 분석위에 화산재의 낙진으로 이루어진 표층/모재(A/C)로 구성되어 있다. 현무암(용암)에서 출발한 흙은 A층이 있고 흙색과 구조가 선명한 점토가 집적된 점토피막(clay film)을 갖는 층(Bt층), 그리고 모재층(C)및 암석층(D)으로 구조가 비교적 잘 진전된 성숙한 흙으로 비화산회토(Alfisols)로 구분한다. 이같이 흙은 풍화와 생성작용을 받아가며 나무의 나이테가 만들어지듯 흙층을 시간의 함수로 쌓고 있는 것이다. 모재와 기후, 식생, 지형과의 상호작용으로 세월이 가고 나이를 먹게 되면 흙에서도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특징있는 층위인 감식층이 생성되고 이를 활용하여 흙을 분류한다. 새로이 쌓인 화산회층(모재)으로 이루어진 흙은 식물이 잘 자라도 시간을 두고 흙이 생성되는 과정을 밟아 생성된 감식층이 없어 나름대로 층위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숙토(Entisols)로 분류한다. 양이온이 풍부한 화산회에서 강수량이 많아 초생식물이 번성하고 많은 양의 유기물이 쌓이게 되면서 흙색이 흑색이 되고 감식표층인 멜라닉(黑色)층이 매우 깊은 흙으로 발달하여 성숙한 흙이 생성된다. 광물질에서 발달한 표층(A)과 달리 초본식생의 유년기 흙에서는 표층위에 유기물로만 된 감식층인 유기물층(O층)이 형성된다. 화산회에서 발달한 흙 중에는 흙색과 유기물함량으로 보면 O층으로 분류해야하나 화산회특성(andic)이 강해 O층을 붙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흙의 성질이 특징화하면서 현장에서 감식층위가 식별되기 시작하여 성숙기 흙(Alfisols)에서는 이동 집적한 점토피막층이 선명하게 존재하고 나이가 더 들어 완숙기에 이르게 된 흙(Ultisols)이 되면 이 층은 최고(極)에 달했다가 노년기에 이르러 노쇠한 흙(Oxisols)에서는 이층이 파괴되고 흙으로서 말년을 맞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