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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위기_신제성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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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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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위기
인류문명은 농경을 주축으로 발전하여 건강하게 흙이 지속적으로 관리 되는 곳에서는 문화의 꽃이 만개하고 흙이 쇠퇴하여 황폐화되면서 흙과는 달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흙은 자연과 인간이 끊임없이 재앙을 안겼어도 오뚝이같이 재생하여 오늘까지 생태계를 부양하며 건전하게 전승되고 있다. 흙을 포함한 지각을 변화시키는 자연현상으로는 지진과 함께 화산폭발, 기상이변과 우주에서 심심치 않게 돌발하는 혜성과 행성의 충돌로 인한 운석의 낙하, 그리고 지구맨틀에 기원한 자기장의 영향 등 인간의 힘으로 제어할 수없는 천재지변은 한순간에 흙을 파괴하고 지구의 생명체(恐龍)를 멸종시킬 수 있다는 지사학적(地史學的)인 사실은 최근 경험한 지진재난에서도 재확인된바 있다. 2011년 일본 동북부(福島縣)를 강타한 지진해파(tsunami)는 후쿠시마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더욱이 암담한 상황은 거대한 파도가 밀려와 원자력발전소(原電)를 덮쳤고 방사능물질이 누출되어 인근지역의 흙과 해양이 오염되고 그곳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수산물의 안전성문제로 우리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주(Sumatra島, Aceh 州)에서는 리히터9.2의 강진이 광란의 파도를 해안일대에 몰고 와 일시에 자연경관을 초토화하고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흙을 소금물에 절게 만들었다.
지진에 의한 해일로 해수에 잠겼던 흙은 간척지와는 달리 제염되는 기간이 길지 않고 특히 열대다우지역에서는 강우량이 많아 염분이 쉽게 제거되어 어렵지 않게 원래의 생태계로 복귀한다. 그러나 강진과 대규모의 쓰나미로 발생된 후쿠시마원전사고는 천재(天災)와 인재(人災)가 합작한 대재앙으로 방사능 물질의 누출은 그 후유증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예상을 불허하고 있다. 핵반응으로 생성된 모든 광선을 방사선이라 하는데 가시광선을 비롯해 적외선, 자외선과 전자파 등 전자기 방사선은 에너지가 약해 물질(分子)을 통과할 때 전자를 떼어낼 수 없어 생물조직에 영향을 주지 못하나 에너지가 센 엑스(X)선이나 감마선 같은 방사선은 전자를 떼어 내 구조의 변화를 가져와 생물체의 유전자를 조작 변형시켜 생태계를 교란하고 특히 인체의 각 기관에 암을 유발시킨다.
원전 주변 흙에서는 방사선동위원소인 아이오딘(I)을 비롯하여 세슘(Cs), 루테늄(Ru), 란타늄(La), 바륨(Ba), 세륨(Ce), 코발트(Co), 지르코늄(Zr) 등이 검출되고 이 같은 방사성물질의 동시출현은 일반 흙에서는 거의 없는 경우이고 핵연료봉의 우라늄(U)이 핵분열을 일으킬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또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Pu)과 골수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스트론튬(Sr)이 발견되기도 했다. 흙으로 유입된 방사성동위원소는 반감기가 길어 오랜 기간 잔류하고 식물체에서 이동이 빨라 식품의 오염으로 이어진다. 흙에서는 양전하로 대전되어 광물입자와 결합하여 고정되었다가 식물에 흡수되고 일부는 용탈되어 지하수의 오염원이 된다. 최근에 원자력발전은 석유연료의 대체에너지로 각광을 받아 세계가 다투어 원전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시기에 후쿠시마사고는 방사능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워주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 양산되는 각종 폐기물이 흙에서 처리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일반폐기물보다 위험성이 높은 방사성폐기물을 현명하게 해결해야할 시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