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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리의 뒷 얘기-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소로리 볍씨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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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2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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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리의 뒷 얘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소로리 볍씨
2008년 11월호, 2009년 1월호에서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정혁기 부소장의 세계 최고(最古) 볍씨인 소로리볍씨에 대한 칼럼을 소개하였다. 이번호에는 소로리볍씨 출토가 현세대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마무리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2008년 11월호, 2009년 1월호에서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정혁기 부소장의 세계 최고(最古) 볍씨인 소로리볍씨에 대한 칼럼을 소개하였다. 이번호에는 소로리볍씨 출토가 현세대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마무리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세계 최고(最古) 볍씨 출토국,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발견된 것 중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된 나라다. 이 사실은 출토된 탄화미 연대측정을 통해 이미 국제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것으로 공인된 중국 호남성 옥섬암 유적의 볍씨를 훨씬 앞선다. 중국 옥섬암유적과 강서성 선인동 동굴에서 발견된 벼는 각각 1만 1천년, 1만 5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비해 소로리 볍씨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4천여 년이라는 역사의 시간을 위로 끌어 올렸다.
그동안 중국은 강서성 선인동이나 호남성 옥섬암 볍씨가 세계 최고라 하여 쌀의 종주국으로 자신을 내세우는 한편, 출토지를 대대적인 단지로 구획하고 세계적인 역사문화 관광지로까지 선전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국제적인 뜨거운 관심과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불러일으킨 충북 청원의 볍씨 출토지 소로리 3만여 평은 ‘보존가치가 없다’는 각급 기관과 이해 관계자들의 시비에 휘말리더니 멸실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서야, 겨우 2천여 평을 보존하겠다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할까? 지금 그곳에는 소로리 출토지임을 알리는 초라한 비석이 덩그러니 서있을 뿐 세간으로부터 잊혀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발견된 것 중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된 나라다. 이 사실은 출토된 탄화미 연대측정을 통해 이미 국제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것으로 공인된 중국 호남성 옥섬암 유적의 볍씨를 훨씬 앞선다. 중국 옥섬암유적과 강서성 선인동 동굴에서 발견된 벼는 각각 1만 1천년, 1만 5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에 비해 소로리 볍씨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4천여 년이라는 역사의 시간을 위로 끌어 올렸다.
그동안 중국은 강서성 선인동이나 호남성 옥섬암 볍씨가 세계 최고라 하여 쌀의 종주국으로 자신을 내세우는 한편, 출토지를 대대적인 단지로 구획하고 세계적인 역사문화 관광지로까지 선전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국제적인 뜨거운 관심과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불러일으킨 충북 청원의 볍씨 출토지 소로리 3만여 평은 ‘보존가치가 없다’는 각급 기관과 이해 관계자들의 시비에 휘말리더니 멸실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서야, 겨우 2천여 평을 보존하겠다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할까? 지금 그곳에는 소로리 출토지임을 알리는 초라한 비석이 덩그러니 서있을 뿐 세간으로부터 잊혀 가고 있다.
개발 논리에 밀린 문화재 보호
갑자기 솟아오른 뜨거운 국제적 볍씨 논쟁과 관심의 와중에는 한 때, 세계 문화유산 관계자들이 이 유적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서 등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소로리 볍씨 사이버 박물관' 홈페이지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개된 경과와 결말은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다. 이 나라에서 벌어진 희한한 상황에 소로리 볍씨는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을 후회하고 있는지 모른다. 볍씨가 출토된 산업과학단지의 땅값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 당시 알려진 바로는 백 수십 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소로리 볍씨는 그만 그 사람들 앞에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국토와 환경을 망가뜨리는 공사에 수백억,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이런 저런 알량한 기념사업에는 돈 아까운지 모르고 쓸지언정, 세계 최고의 볍씨 출토지 하나 바로 지키고 기리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우리자신의 자화상인 것이다.
갑자기 솟아오른 뜨거운 국제적 볍씨 논쟁과 관심의 와중에는 한 때, 세계 문화유산 관계자들이 이 유적이 세계 문화 유산으로서 등재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소로리 볍씨 사이버 박물관' 홈페이지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개된 경과와 결말은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다. 이 나라에서 벌어진 희한한 상황에 소로리 볍씨는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을 후회하고 있는지 모른다. 볍씨가 출토된 산업과학단지의 땅값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 당시 알려진 바로는 백 수십 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소로리 볍씨는 그만 그 사람들 앞에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국토와 환경을 망가뜨리는 공사에 수백억,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 이런 저런 알량한 기념사업에는 돈 아까운지 모르고 쓸지언정, 세계 최고의 볍씨 출토지 하나 바로 지키고 기리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우리자신의 자화상인 것이다.
학습과 순례객이 줄잇는 유적지로
금강으로 흘러드는 마을 앞 까치내와, 소로리를 감싸며 돌아드는 마을산 사이의 볍씨 출토지는 마음만 먹으면 국제적인 명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강 변에 자리한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 유적 발굴터에 꾸며놓은 선사유적지 못지않다.
꿈을 꾸어본다. 소로리, 산과 강이 조화된 세계 최고의 볍씨 출토지, 소로리가 쌀 문화의 기원을 밝히는 세계적 명소가 되는 것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초중고 학생의 학습 여행지가 되며 쌀의 기원과 문화를 찾는 세계 각국 사람들의 순례지로 되살아나는 꿈을.
금강으로 흘러드는 마을 앞 까치내와, 소로리를 감싸며 돌아드는 마을산 사이의 볍씨 출토지는 마음만 먹으면 국제적인 명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강 변에 자리한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 유적 발굴터에 꾸며놓은 선사유적지 못지않다.
꿈을 꾸어본다. 소로리, 산과 강이 조화된 세계 최고의 볍씨 출토지, 소로리가 쌀 문화의 기원을 밝히는 세계적 명소가 되는 것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초중고 학생의 학습 여행지가 되며 쌀의 기원과 문화를 찾는 세계 각국 사람들의 순례지로 되살아나는 꿈을.
<글: 정혁기 (한국농어촌사회 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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