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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운이 흙을 살린다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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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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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운이 흙을 살린다
경운의 부작용
경운은 쟁기로 겉흙을 파 헤쳐 흙덩이를 잘게 부숴 고르며 씨를 뿌리기 위해 이랑을 타고 묘를 식재할 둑을 올리고 배수로인 고랑을 트는 작업이 포함된 농사의 기본관리이다. 이를 통해 뒷그루를 위한 김매기와 그루터기처리로 잡초와 작물잔재물의 분해를 촉진하고 작토에서 공기와 물의 흐름을 좋게 하여 양분의 가용화를 조장하게 된다.
경운은 표토의 조직을 교란하는 정도의 얇게 가는(淺耕)것이 일반적이나 연속적인 갈이로 유기물이 감소하고 입단과 구조가 파괴되며, 무게(荷重)가 있는 농기계의 다짐(壓密)으로 흙이 단단해져 쟁기바닥(硬盤層)이 표층 밑에 형성되면서 물리성이 불량해져 깊이갈이(深耕)로 굳어진 심토(心土)를 파쇄해 근권을 확대하는 개량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경운으로 표층의 떼알조직(團粒)이 강우의 타격으로 흙 입자로 날리고(飛散) 물줄기에 흘러내려(流失) 침식이 시작되면 흙의 이화학성이 불량해지기 시작하고 생물다양성과 개체수도 줄어들어 흙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같이 경운으로 흙의 질이 저하 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비상수단이 무경운(zero tillage)이다. 경운하지 않고 작물잔사를 표토에 남겨 멀칭(敷草)을 하게 되므로 토양침식을 줄이고 농기계사용으로 유발되는 압밀을 피할 수 있게 된다.
파종과 시비작업으로 실제로 전연 경운을 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고 최소한의 표층교란 작업은 무경운에 포함되어 경운횟수를 줄이는 최소경운이나 보전경운과 구분한다. 관행적인 경운경작에서 무경운농법으로 정착하는 데는 몇 년 간의 이행기간을 갖게 된다. 이 기간에는 유기잔사물, 잡초와 병해충문제 등이 수량에 제한인자로 작용한다. 적절한 작물윤작과 피복작물의 도입, 적당한 김매기 등의 관리로 정상적인 수준에 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무경운으로 토양유실 감소와 수분보존으로 수량의 증가는 특히 수분이 부족한 한계지(乾燥地域)에서 뚜렷하며 경운으로 수분이 부족하여 휴한하던 지역에서 다음 작기의 작물을 재배하여 동일기간에 더 많은 수량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이를 실행하는 농민에게 금전상 혜택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무경운의 탄소감축효과
탄소감축에 온 세상이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 흙은 화석연료산업에서 방출하는 탄소를 격리 저장하는 유일한 장소이다. 경운은 토양을 뒤집어 놓아 미생물활동을 보통이상으로 진작시켜 유기물을 신속하게 분해시키므로 토양탄소가 공기 중으로 쉽사리 방출될 뿐 아니라 노동력, 연료, 관개와 기계 등의 사용으로 무경운에 비해 탄소배출량을 증가시킨다. 흙에서 탄소의 격리축적은 작물생산과 연관된 농업의 특징으로 토양중에 탄소를 보다 많이 저장할 수 있는 무경운이 이제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무경운으로 흙이 굳어진다는 말을 듣게 되고 이와 관련된 흙의 성질 중에는 경도와 용적비중을 자주 거론하게 된다. 주기적인 경운으로 토괴가 부풀려지고 구조가 파괴되어 홑알조직(單粒)으로 흩어져 경도와 용적밀도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이나 무경운에서는 입단의 발달로 흙입자의 이동유실억제, 적정한 수분의 보존유지로 물리적 성질은 오히려 경작에 적합한 상태가 된다. 미국에서 20여 년간 재배된 수천 에이커의 무경운농장 흙이 유기물함량, 입단형성, 물의 침투, 토양보전, 생물다양성, 생산성 등에서 인근 관행의 경운농장에 비해 우수했다는 사실이다. 무경운이 일반 관행농법보다 자연상태에 보다 근접한 상태로 흙의 성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경운이 환경친화적이이며 더욱이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고 작물잔사를 흙으로 되돌린다는 관점에서 미래농법으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글:신제성(흙살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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