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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콩 (5) : 다양성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우리의 콩
유전자조작이라는 신기술이 콩과 식품을 지배하는 시대에, 우려와 걱정을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개인으로서의 한 가지 선택이 있다면, 그 것은 바로 조상이 물려준 소멸되어가는 토종 콩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상들이 우리 콩에 있는 수많은 유전적 다양성을 슬기롭게 전통식품에 녹여냈듯이, 우리도 다양성을 버리지 않는다면 다양하고 좋은 많은 식품을 창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콩 太의 기원
수년전 경주시 월성에서 발굴된 1,600여 년 전 목간에서 당시 재배되거나 사용되던 작물 몇 종이 기록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발굴을 담당한 박물관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전략) ...이전에 526년 혹은 586년으로 짐작되는 '병오년'(丙午年) 묵서 목간이 나온 월성 해자에서는 이번에도 신라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목간들이 발견됐다. (중략) 내용은 당주가 음력 1월 17일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보고하거나 들은 것으로, '벼 세 석, 조 한 석, 피 세 석, 콩 여덟 석 (稻參石粟壹石稗參石大豆捌石) 이라는 곡물과 수량을 기록했다. (하략)”고 했다.

그림1 . 1600 여 년 전의 신라 목간. 콩(大豆)이 기록되어 있다.
나열된 곡물은, 음력 1월 17일이라면 예나 지금이나 주요행사인 정월 대보름 경이므로, 당시 먹던 “약밥”용 주재료 일 수 있다. 목간에서 보듯이, 콩을 의미하는 大豆라는 글자를 세워서 쓰다보면 두 글자가 겹쳐져서 大자가 太자로 써질 수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아마도, 이 목간은 우리나라만 사용하는 콩 太자의 기원을 짐작케하는 문화재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1. 부채콩
이름조차 특이한 부채콩은 유한신육형 콩으로 꽃이 줄기의 끝에 모여서 피기 때문에 콩꼬투리가 한 곳에 뭉쳐서 달리고 마치 부채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즉, 콩대가 끝으로 갈수록 맨드라미처럼 점차 넓게 펴지고 그 끝에 꼬투리가 밀집한 형태로 다닥다닥 붙게 되는 아주 개성 있는 중소형 콩이다.

2. 납떼기콩
국내 유명화장품 회사에서는 토종콩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해오고 있다. 서리태를 이용한 상품, 제주푸른콩을 이용한 화장품, 납떼기콩을 이용한 화장품, 그리고 콩잎을 이용한 화장품 등으로 이들 콩에서 항산화·항노화 성분이 함유된 것을 찾아내서 세계적인 화장품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 중에서, 이름도 생소한 “납떼기콩”은 분류학적으로 재배종과 야생종콩의 중간형(반재배종) 콩으로, 학명도 Glycine grasilis 로 대두(콩)와는 種명이 다르다. 이 콩의 자생여부는 바빌로프의 유전자 중심설에 따라 콩의 원산지를 규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된다. 1993년경 농진청 종자은행의 조사에 의하면 농가가 재배하는 것 외에 야생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러한 반야생콩의 발견은 한반도가 콩 원산지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학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농가에서 재배되는 납떼기콩은 껍질색이 검은 것과 갈색인 것 두 종류가 있으며, 콩알이 매우 작고 납작하여 콩나물을 기르면 품질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식물학적으로는 무한신육형이라 1m 넘게 자라는 넝쿨 성으로, 잡초 속에서도 생존하는 강인한 야생성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납떼기콩을 심어서 잡초를 빨리 덮게 하여 잡초억제 효과가 있는지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콩과작물이므로 토종 녹비작물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림3 . 납떼기콩. 재배되는 반야생콩으로 1m이상 넝쿨로 자라고 콩알이 작고 매우 납작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 보악다리콩
한국토종연구의 대부인 안완식 박사의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을 보면 보악다리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다. 【경북의 영천, 월성, 경주지방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는 키가 크지 않은 콩이다. 이 지방에 잘 적응이 되는 보악다리콩은 ‘보각다리, 부각다리, 부악다리’ 등으로 부르는데, 뽀얀 색 콩이 다닥다닥 많이 달린다는 뜻일 것이라고 한다. 보각(步脚)은 몸마디에 붙어 기는데 쓰는 발로 가지가 많다는 뜻으로 본다. 콩이 작고 납작한 편이며, 우윳빛처럼 하얀 황백색으로 장콩으로도 쓰이지만 주로 콩나물 콩으로 많이 이용한다.】

그림4 . 포항에서 수집된 보악다리콩. 작은 콩이지만 정말로 뽀얀 피부이다.
댓글목록
혹시 부채콩 종자를 좀 구매할수 있나해서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