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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서울을 떠나 귀농한 후 자급 농사를 지으며, 생명의 근원을 돌아보고 세상과 소통을 나누고 있는 장영란, 김광화 부부. 이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바로 들녘 출판사의 <밥꽃 마중>. 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
이들 부부는 9년 간의 여정 중 벼꽃, 그중 토종벼에 대한 관찰을 위해 2013년 흙살림 농장을 찾기도 했다. “그렇다면 토종벼는 어떻게 다를까? 괴산군 삼방리에 자리한 토종벼 채종포는 산골 마을 논밭들 사이에 있다. 논 두 다랑이에서 20여 가지 벼가 줄지어 자라고 있었다.(중략) 눈짐작으로 토종벼들은 이삭에 까락(수염)이 달려 있는게 많았다. 정부보급종은 까락이 거의 없다.”(24쪽)
이곳에서 종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흙살림의 윤성희 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 소장님은 토종의 가치를 강조한다.(중략) 토종은 있는 그대로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고 토종을 외면하지 않았습니까? 신품종에 의해 고유한 씨앗이 사라져가는 게 위험하지요. 한 번 사라진 씨앗은 되돌릴 수가 없거든요. 가치는 시대에 따라 변하잖아요.”(27쪽)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곡식꽃 채소꽃을 눈여겨보고, 더불어 토종이 갖고 있는 의미도 되새겨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