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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전통 의약품으로 이용된 흙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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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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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흙
흙은 초봄부터 새싹을 틔워 무더운 여름동안 꽃을 피우고 늦가을에 이르기까지 열매를 맺게하고 풍성한 먹이(糧食)를 만들어 내 한 겨울 석자(三尺)가 넘는 눈 속에서도 온 누리 생명체가 별다른 탈 없이 기나길고 힘겨운 철을 극복 할 수 있게 하는 오묘한 원동력을 지니고 있다. 지질시대의 긴 세월 흙에 의존한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삶의 순환원리는 지금까지 과학적인 검증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밝혀졌다고는 하나 갈증에 목말라하는 탐구자에게는 흙의 신비성에 관한 호기심은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어 아직 베일 속에 가려있을 비밀을 찾아내려 밤낮으로 몰두하고 있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흙으로부터 섭취한 양분의 일부가 과잉집적 돼 장기 속에 원소화합물인 광물(岩塊)이 쌓여 살아 있는 세포조직에 스트레스로 작용하면서 인체에 위해를 가하고 이를 달고 살아가다가 종당 불귀의 객이 되는 것이 불만이다. 흙에서 식물체를 통해 몸으로 이동된 양분이 만들어 낸 이 돌덩어리는 대개는 석회나 규산염광물로 흙에서와 동일한 성분이다. 생물이 필수로 흡수하는 다량원소인 석회, 마그네슘, 칼리, 소듐의 교환성양이온이나 철, 황 등 원소는 흙속에 대량으로 들어있어 식물체가 필요로 하는 함량이상으로 섭취가 가능하고 먹이연쇄로 농축되어 때로는 인체에 폐해를 불러오게 한다. 쉽사리 분해되지도 않고 이용되지도 못하는 성분이 응축된 이 병적 암괴는 식물체에서도 흔히 관찰되고 세포간극에 규산물질로 집적되어 유기물이 분해되었음에도 흙속에 광물유체(phytoliths)로 남게 되며 인체의 돌덩어리와 유사하여 살아있는 식물에 위해를 가하는 공통적인 병리현상으로 흙의 성분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어 약리적인 관점에서 흥미를 갖게 한다.
흙은 암석에서 출발한 것으로 구성광물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흙으로 발달하면서 광물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분이 흙의 특정성질을 발현하게 한다. 인간사가 시작되면서 의식주를 흙에 의존해온 터라 몸이 불편하더라도 우선 주위에 흔한 흙을 이용하여 다스리는 관습에 길들여지고 흙을 맛보게 되면서 흙의 5가지 맛(五味)을 터득하여 약용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맵(辛)고, 달(甘)며, 쓰(苦)고, 시(酸)고, 짠(鹹) 오미로 구분하였고 짠맛으로 대표되는 소금은 필수자재로 고래로부터 쓰여 왔고 변비, 복통, 습진, 창상 등에 상용해왔으며 신맛은 황에서 출발하여 황산으로 대표되는 것으로 그 맛의 강도는 수소이온의 농도에 따라 결정되고 소염작용으로 피부살균제로 이용되고 명반도 신맛을 낸다.
쓴맛으로 대표되는 간수(苦鹽)는 식용으로 오랜 기간 이용되었고 철성분이 많은 흙은 쓴맛을 내는 성분으로 진정 및 지혈작용이 있고 단맛은 규산염광물의 풍화산물로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먹는 흙으로 보통 흰색의 점토로 초근목피로 목숨을 부지해야 할 시기에 풀. 뿌리와 섞어 끼니를 때웠다. 가는 점토입자가 섬유소와 함께 장에서 소화를 도와 정장과 지사작용을 촉진하게 된 것이다. 매운맛으로 황과 철 화합물이 있고 해열, 소염작용에 이용하였다. 흙은 구황식으로 이용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질병에 처방하여 신기한 효험을 본 인류의 전통 의약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