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보기 기부금내역
농업동향

페이지 정보

친환경 인증사업의 위기 철학을 갖춘 이해 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
흙살림 조회수 641회 14-03-21 21:45

본문

친환경 인증사업의 위기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철학을 갖춘 이해 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때
2013.11.25 12:00 입력
▲이태근 사단법인 흙살림 회장
서울서부 지방검찰청은 지난 1016일 친환경농산물 인증사업 관련비리 혐의로 지방자치 부단체장과 농가, 인증기관 대표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공무원에게 허위로 영농일지를 작성케 하고, ·보리 등을 친환경농산물로 거짓 인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브로커들이 소개비·농자재 보조금 등을 노리고 친환경농산물 인증기관과 손잡고 거짓 인증을 남발한 사례도 적발됐다. 친환경 농산물인증기관 7곳과 브로커 10명이 거짓 인증 마크를 남발하고 지방자치 단체로부터 보조금 30억을 착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농민 스스로 시작한 친환경 유기농업이 다시 큰 위기를 맞았다. 친환경 유기농업이 이렇게 된 원인이 바로 인증기관과 인증심사원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친환경 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기로 했다. 14번째의 법률 개정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까 기대해본다.
친환경 유기농업법 중 가장 강력한 법이 준비되고 있다. 인증기관지정 취소, 형사 처벌 등 무시무시한 법률이다. 정부의 생각처럼 무시무시한 법을 만든다고 해서 친환경 농업이 발전되고 안전해질까. 한 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의 위기를 만들어온 이유가 어디 있는가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평가가 필요한 시기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 인증하는 기관, 정책을 세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정책담당자, 친환경농산물을 먹는 소비자의 선택이 어우러져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올바른 철학과 정신을 가지지 않는다면 친환경 유기농업은 항상 위기가 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정책담당자들이 앞장서서 끌고 간다고 발전되는 일이 아니다. 서로간의 협력이 꼭 필요한 일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맛있고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숙성을 기다리듯 온갖 정성을 다해야 가능한 것이다. 몇 사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전시 행정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
친환경 농업육성법이 제정되고 민간기관이 인증을 시작한 지 10년이 흘렀다. 그 동안 국회와 정부가 개정한 법률만도 무려 13차례가 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개정한 13번의 법률에서 보았듯이 임기응변의 정책으로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없을 뿐더러 지금과 같은 위기도 막을 수 없다.
이번의 위기는 친환경 유기농을 돈으로만 보고 생산하는 농민, 철학 없이 펼치는 정책 담당자들, 제대로 된 연구는 하지 않고 사업에만 관심 있는 일부 학자와 연구자, 오직 사업으로만 보는 인증기관, 유기농산물의 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만 생각하는 소비자 등 총체적인 부실에서 나온 결과이다.
따라서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증기관의 민간 이양을 늦추겠다는 식의 처방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전체적인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고 철학과 생각을 갖춘 이해 관계자의 협력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이태근(사단법인흙살림 회장) gsnet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