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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순환농업 올바른 방향과 바른생각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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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1 21:29
본문
자연 순환 농업, 올바른 방향과 바른 생각
1. 머리말
농림부 자연 순환 농업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축분뇨를 활용한 자연 순환 농업 추진대책이 경종과 축산이 연계한 자연 순환 농업 대책을 발표하였다. 농림부 자연 순환 농업 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13년까지 전체 농경지의 40%인 70만 ha까지 퇴?액비 사용 확대를 골자로 한 자연 순환 농업 대책이 추진된다.
경종과 축산이 연계한 자연 순환 농업 대책은 첫째, 제도개선을 통한 비료 공정 규격 개정, 배합사료 중 광물질 함량감축, 환경 개선제 효능, 검증 체계 구축, 가축분 퇴비 품평회 개최이다.
둘째, 분뇨 처리 시설 지원 사업 개선으로 공동 자원화시설 시범사업 추진, 분뇨 자원화 우수지자체 평가 및 보상, 바이오 가스 현장적용 시험 추진이다.
셋째, 퇴?액비 유통 및 이용 체계 개선으로 퇴?액비 살포조직 육성, 자연 순환 농업 전담기구 신설 운영, 자연 순환 농업 협의체 구성 운영, 퇴?액비 처방서 활용체계 구축, 퇴?액비 시범포 운영 확대, 토양 및 작물 재배 정보제공 확대, 퇴?액비 대량 수요처 확대 보급이다.
넷째, 교육 홍보 강화로 자연 순환 농업 교육 홍보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자연 순환형 가축 분뇨 처리의 정의를 살펴보면 가축분뇨가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농경지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자연 순환 농업이란 의미는 자연에 의해 스스로 돌아가는 시스템인 것이다. 자연 순환 농업을 위해 실제 퇴비와 액비를 사용하는 경종농가를 위한 대책이라기보다, 해양투기 금지 등으로 처치가 곤란한 축분 처리 정책이고 축분의 발생과정에서부터 처리까지 일괄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번 안은 발생과정의 문제를 외면한 채 이후 대책에만 집중하고 있다.
2. 자연 순환 농업의 몇 가지 문제 제기
①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기농업에서 분뇨인증조건은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유기재배 인증기준은 관행 축산의 축산분뇨를 상당부분 억제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 육성법 시행규칙 별표3에 의하면 축산분뇨를 원료로 하는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완전히 부숙시켜서 사용하여야 하며, 축분 비료의 과다한 사용, 유실 및 용탈 등으로 인하여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유기사료 기준에 맞지 아니하는 사료와 수의약품에 주로 의존하는 공장형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분 비뇨를 2004년 12월 31일 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농업 육성법상 친환경농업의 범주를 살펴보면 첫째 유기재배, 둘째 전환기 유기재배, 셋째 무농약재배, 넷째 저농약재배이다. 유기와 전환기 유기재배의 경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장형축산에 의한 자연 순환 농업 시스템에 포함될 수 없다. 무농약이나 저농약의 경우도 관행재배 시비기준의 1/3과 1/2 수준이다.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에서는 가축분뇨 사용이 크게 확대 될 수 없는 정책이므로 차라리 96%를 점하고 있는 관행 농업에 가축분뇨를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가축분뇨액비를 친환경 농업을 하는 경종농가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는 친환경농업을 잘못 이해하는 처사이다.
결론은 관행농업을 하는 농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고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농가보다 훨씬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가 중 유기?전환기유기재배 농가가 약 9%, 무농약 30%, 저농약이 61%이다. 저농약 농가의 대부분은 과수농가에 해당되고, 유기?전환기유기 농가는 대부분 경종농가에 대항된다. 9%에 해당되는 유기농가의 경우 국제 기준에 맞는 시스템으로 공장형 축분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친환경농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수농가, 즉 밭농사에 사용기술이 확보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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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
비료 |
비율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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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
X |
X |
9% |
유기 축분 사용 |
|
전환기유기 |
X |
X |
9% |
유기 축분 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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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약 |
X |
1/3 |
30% |
공장형 축분 사용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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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농약 |
1/2 |
1/2 |
61% |
공장형 축분 사용가능 |
② 퇴비와 액비의 올바른 이해와 바른 정책
원래 경종농가에서 활용하는 퇴비의 개념은 주로 풀이나 볏짚을 중심으로 하고 똥오줌은 질소를 보충하는 첨가제 수준의 개념이었다. 예로부터 퇴비는 다다익선이라 했다. 그러나 현재 논의 되고 있는 퇴비는 똥오줌이 중심이 되는 구비수준이다. 원래 구비는 많이 넣으면 화학비료처럼 큰 피해를 작물에 미칠 수 있다. 퇴비는 지효성이고 구비는 속효성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축산 농가나 경종농가에게도 퇴비의 개념을 정확히 인식 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축산농가 입장에서 가축 분뇨의 생산 이력에 대해 정확히 공개될 필요가 있다. 가축을 키우기 위해 사용된 항생제, 중금속, 소독제 등에 대해 경종농가에 잘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고기생산에 대해 생산이력도 필요하지만, 똥오줌 생산에 대한 생산이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산농가는 고기 생산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지만 똥오줌 생산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농장내에서 똥오줌이 생산되는 시스템과 발효방식, 사용하는 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없이는 경종농가가 활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현재의 정부정책은 가축분뇨를 이용하여 농가가 직접 퇴비를 만드는 사람에게 지원하지 않고, 자재를 사주는 정책으로 갔기 때문에 퇴비를 농가가 직접 만드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정부 정책이 퇴비를 직접 만드는 농가에게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살리면 가축분을 활용하는 농가가 지금보다는 훨씬 많을 수 있다.
지방자체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화학비료 지원 정책과 가축분뇨를 중심으로 하는 자연 순환 농업은 서로 경쟁적일 수 밖에 없다. 자연 순환 농업을 추진하는 곳에서 가축 분뇨가 화학 비료 보다 경제성도 있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경종농가를 설득해야 한다. 경종농가를 설득해내지 못하는 자연 순환 농업 정책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축분뇨액비 4.6t과 요소비료 20kg 1포가 같은 량의 질소를 가지고 있다. 경종농가의 마음속에 가축분뇨액비 4.6t을 뿌리는 것이 요소비료 20kg 1포 뿌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경제성이 있다는 인식을 못 바꾸면 이 정책은 성공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결국은 경종농가들 마음 속에 가축분뇨가 자리잡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가축분뇨를 논밭에 뿌리면 경제성도 있고 효과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축산농가 중심의 자연 순환 농업은 경종농가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좋은 유기물인데 왜 안 쓰는지 이상하다는 논리로는 설득할 수 없다. 정말 과학적인 근거와 가축분뇨가 논밭에 얼마나 유용한지를 설득해야 한다. 현재의 가축분뇨를 중심으로 한 자연 순환 농업은 친환경농업을 하는 중소농을 위하기보다 기업농이나 전업농을 설득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마무리글
자연 순환 농업의 올바른 방향은 현재의 공장식 축산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유기축산으로 점차 전환해 가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축산은 전업화, 기업화 형태로 발전하여 왔다. 가축의 사양체계는 생산효율화만 추구하고 가축이 남긴 똥오줌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했다. 가축분뇨를 농장 밖에서 처리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축산 농가들이 있는 한, 분뇨처리는 더욱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축산 농가가 가축분뇨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축산분뇨를 축산농가 입장에서만 생각했지 상대방 경종농가 입장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종농가로부터 축산분뇨가 외면 받아왔다. 축산분뇨보다 훨씬 가격도 저렴하고 효율성이 높은 화학비료가 무제한으로 있는 한, 축산 분뇨 처리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떼놈이 번다는 방식으로 자연 순환 농업이 추진된다면 우리가 사는 지역 공동체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 또한 잘못 될 가능성이 크다. 자기 조직 구성원의 이익 실현에만 관심이 있고 상대방을 이용하려 든다면 그것은 모두로부터 외면 받는 일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주는 사람은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받는 사람은 별로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 전체 농업 판을 위해서 자연 순환 농업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의할 시기이다.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자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소비자를 위하여 저렴한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자부심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피해를 입는 농민은 엄청난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