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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 지구를 살리는 길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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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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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 지구를 살리는 길
이태근(흙살림 회장)
최근 경북 영천지역과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우박은 올해 과일 농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올봄에 나타난 가뭄은 감자와 채소류 수량을 크게 감소시켰다. 호주와 아프리카 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 이들 지역은 해마다 강수량은 줄고 여름은 길어져 에어콘 사용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농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가 지구온난화문제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기후변화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농업은 메탄가스, 일산화질소,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90년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방출량 중 약 15%는 농업에서 출발한 것이다. 전체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1/3은 숲의 개간이나 교차경작, 밀집농업을 통한 농지개간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 메탄가스의 약 2/3, 일산화질소의 대부분은 농업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농업은 동시에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한다. 다른 분야에 잠재하는 온실가스 방출량 감소를 가져와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 등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토양의 이용을 통해 기후를 보존하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거대한 발생량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해법은 결국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즉 대안에너지를 개발하거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등 사회시스템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과 산업으로는 지구 전체를 지속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와 농업은 같은 배를 타고 있다. 농업의 비중이 점점 작아질수록 지구는 더욱더 위기로 갈 것이다.
유기농업은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인다. 세계적으로 유기농업은 교토의정서를 실행하는 방안으로 여기고 있고 온실가스 방출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유기농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방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유기농업은 토양 유기물관리를 통해 양분과 에너지 사이클에 순행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소능력을 갖고 있다. 토양에 꾸준히 유기물을 투입함으로써 지력을 유지하면서 토양의 유기적 탄소(SOC)의 증가도 가져온다. 유기농업은 지속적인 생산성과 항구적인 경작시스템을 제공한다. 유기농업은 소모성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퇴비분, 콩과작물, 윤작을 통해 유기자재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유기농업의 목적은 바람직한 에너지 균형과 순환에 있다. 유기농 실천농가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과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꾸준히 깨닫고 유기농업에 대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유통까지도 유기적인 관계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기농업은 어떠한 농업보다도 체계적으로 농업의 환경보전 기능을 완성할 수 있는 농업이다. 유기농산물의 인증기준에 근간이 되는 것은 먹을거리의 안전성 문제보다도 생물다양성과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다. 유기농업의 가장 큰 목적은 토양 이용의 지속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유기농업의 기능은 그 외에도 기후변화를 누그러뜨리는 힘이 관행농업에 비해 훨씬 강하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관행농업이 단일한 농법을 추구하지만 유기농업은 지역에 특화된 종합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구조적 접근을 추구한다.
정책입안자들은 유기농업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뛰어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는 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 정책은 온실가스 방출량의 감소, 유기적으로 증가한 바이오매스 등 농업과 환경의 관련성의 정의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계가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 간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정 내의 협력, 마을 내의 협력, 마을 간의 협력, 지역 간의 협력, 국가 간의 협력으로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교육과 안내, 정보 제공이 필요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결국 소비자의 각성 없이는 환경친화적 농업은 성립될 수 없다. 생산자가 친환경유기농업을 선택하는 것은 농민 스스로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협력에 따른다. 결국 소비자 스스로가 환경을 살릴 수 있다. 생산자 따로 소비자 따로 놀아서는 제대로 된 농업, 삶이 유지될 수 없다.
2007년 8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