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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희망을 위해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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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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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희망을 위해
이태근(흙살림 회장,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
한국 농업은 한미FTA라는 큰 괴물 앞에 휘청거려왔다. 한미FTA라는 큰 괴물 앞에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지난 한해였다. 한국농업을 위해 수없이 많은 정책들이 있어 왔지만 어느 하나 농민들에게 희망적인 정책이 없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2007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 농업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농민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감소하리라는 예상은 2005년 통계를 바라보면서 틀려지고 있다. 농민들의 숫자가 2004년 보다 약 18,000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왜일까? 농민들이 먹고 살기가 좋아져서 도시민들이 귀농한 것일까? 아니면 직불금 받기 위해 부재지주들이 주소만 농촌으로 옮겨 놓은 것일까? 어느 것이든 농민들의 현실은 어렵기 그지없다.
올해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자들이 벌써부터 갖가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반값 아파트 등 그럴듯한 장밋빛 공약들이다. 그러나 농업과 관련된 공약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선 주자들도 이제 농업은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부분에서 증명되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대선 주자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누가 실현해내는가가 중요하다. 정말 구체적인 각론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금까지 장밋빛 정책은 주로 총론에서만 충실해 왔다. 때와 방법이 맞지 않으면 좋은 정책임에도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잘못된 정책은 농업 위기를 가져오고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만 남길 수 있다.
2007년은 한미 FTA 문제로 엄청난 격동의 한해가 될 것이다. 특히 많은 농민들이 생존권을 외치면서 길거리로 나오게 되고 농민 총궐기 등 전국적인 농민운동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한 공권력과의 충돌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 살리기라는 구체적인 사례가 곳곳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농업을 어려움으로 몰아넣었던 대기업들이 중심이 된 1사1촌 운동이 한국형 농촌 발전 모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도농상생을 위한 신가치 창출 운동이 일부 농민과 농협, 대기업 중심으로 벌어질 것이다. 농민들이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기업가 정신을 가지면 벤처농업인이 되고 농업CEO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면서 정부가 지원하고 투융자를 최대한 이용하는 그룹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또 한 그룹은 한국 농업의 희망을 조직화된 생산자와 조직화된 소비자의 활동으로 농촌자생력을 강화하고, 농촌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생협, 한살림 등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운동과 도시농업 운동, 텃밭 가꾸기, 베란다 농업, 음식물 재활용 운동, 에너지 소비 최소화 등 농촌과 도시가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일치된 개념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농업에 대한 희망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유기농산물 소비확대를 위한 직거래 운동 활성화와 학교 급식, 군대급식 등 단체급식, 우리나라 농민들에 대한 새로운 가치부여, 환경을 지켜내는 농민에게 국가가 지원하는 것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 될 수 있다.
식량 자급률 25% 에너지 자급률 9%, 우리 사회의 위기는 여기서 출발되어야 한다. 수출 3000억 달러의 희망이 일부 소수의 희망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의 희망이 되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새해에는 모두가 두루두루 건강하고 희망적인 삶이 되도록 같이 노력하자. 흙살림 가족과 이 나라 모든 농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2007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자.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희망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이루어지는 희망을 다함께 힘을 모아 건설하자.
200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