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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기농업연구회 전국대회 참가기2
흙살림
조회수 381회
14-03-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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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기농업연구회 전국대회 참가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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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 이태근 회장과 김정은 간사가 3월 6일~8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유기농업연구회 전국대회와 회원농가를 방문하였습니다. 일본 농민, 소비자의 뜨거운 유기농업 학습열기와 CSA(지역공동체지원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
도시민이 노동력으로 참여하는 일본의 도시농업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자와 함께
‘업’이라야 도시농업
전국대회 제3분과회의 테마로 ‘도시생활자와 유기농업’을 마련하는 등 일본의 소비자와 농민은 도시 속 농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특히 이색적인 점은 우리나라가 보편적으로, 텃밭, 베란다 생활원예까지 포함하여 도시농업으로 넓게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은 도시 속에서 농지를 확보하고 영농활동을 하는 ‘업’으로의 농업을 도시농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분과회의에서는 농민, 소비자가 도농교류 사례를 발표하였고, 청중과의 토론과 질의응답도 활발하였다. 분과회의에서는 총 4개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11여 년 동안 소비자가 직접 이웃 가정과 함께 가져다주는 음식물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하고, 7년 전부터 소비자모임과 일주일 1시간씩 유기농업 관련하여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는 사례가 특히 주목받았다. 그 외 제휴 농가의 농산물을 원료로 화과자점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도 홍보하는 사례, 농업을 테마로 도시 내 휴양시설을 운영하면서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례, 소비자와 함께 회원제로 유기 대두재배부터 된장가공까지 농작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소개되었다.

‘도시생활자와 유기농업’ 분과회의 모습.
소비자는 농가의 소비처이자 노동력
분과회의에서 소개된 사례의 공통점은 농민과 소비자 제휴 형태가 단순한 일회성 농사체험이 아니라, 농가가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정도의 유효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농가 중심의 농산물을 꾸준히 이용하는 형태라는 점이다. 실제로 방청석에서 농가와 제휴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질문에, 제휴하고 싶은 농가를 자주 방문하여 인사도 하고 농산물도 구입하면서 ‘먼저 잘 보이고, 친해지고 난 뒤에 농사일을 거들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내보라’는 답변을 하였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생산자 중심의 농민-소비자 제휴이라는 점을 실감하였다.
도심 속 매장에서 물품 구매가 이뤄지면 서로 얼굴을 모르는 농민과 소비자는 어쩌다 일회성 행사를 통해 겨우 만나게 된다. 매년 획일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우리의 농사체험 형식의 도농교류 행사를 떠올리면서 부러운 생각과 반성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동경시내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농지. 트렉터를 운전하는 사람은 자원봉사로 농사일을 돕는 소비자이다.
곳곳에 농가 직거래 매장
도심에서 조금만 떨어진 주택가라면 어렵지 않게 곳곳에서 농가직거래 농산물 판매점을 찾아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간판 하나 없어도 신기하게 소비자들은 이곳을 찾는다. 직매장에서는 유통을 뺀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소비자와 제휴한 직매장에서는 회원에 대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농민-소비자 제휴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소비자가 함께하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혜택을 누리고 유기농업의 경쟁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도 맞벌이 부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전통적인 ‘지역공동체의 지원에 기반한 농업(CSA)의 농민-소비자 제휴형태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분과회의 중 어느 발표자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 써서 유기농업이 아니라, 사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진짜 유기농업이다.’

주택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농가 직거래 농산물 판매점.

농가 직매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글:김정은(흙살림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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