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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온전한 경축순환 가능성을 보다
흙살림 조회수 574회 16-11-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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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현지농업현장방문기

 

몽골에서 온전한 경축순환 가능성을 보다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과 푸른 초원위에 드문드문 보이는 게르(몽골 전통 주택). 몽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다. 유목을 하며 가축을 키우는 것이 일반적인 몽골의 농업형태라 인식되는 탓에 몽골에서 채소나 곡식을 재배하는 모습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드넓은 초원위에 펼쳐진 유기농 채소밭. 과연 실현 가능한 상상일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와 북부에 위치한 셀렝게 지역을 방문하였다.

몽골은 중앙아시아 고원지대 북방에 위치한 내륙 국가이다. 북쪽으로는 러시아, 남쪽으로는 중국과 접경하고 있으며 면적은 156만 7천㎢로 한반도의 약 7.4배에 달한다. 또한 평균 고도가 해발 1,500m정도인 고원 국가이기도 하다. 북서쪽은 산악형 고산지대, 남부는 사막지대(고비사막), 중부와 동부가 초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전국토의 40%가 사막지대이지만 모래사막은 드물고 대부분 강수량이 적어 초지가 형성되지 못한 황무지 토양의 사막이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이 11월부터 시작 되어 이듬 해 3월까지 이어진다. 우리가 방문했던 10월 말 셀렝게 지역도 최저기온이 영하 23도, 최고기온 영하 11도로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매서운 겨울 날씨였다. 대부분의 대지가 눈으로 덮여있는 가운데 그 위에서 가축들은 여전히 평화롭게 건초를 먹고 몽골의 전통 이동식 주택인 게르에서는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셀렝게주는 울란바토르 북쪽에 위치한 몽골의 주요 농업지역 중의 하나이다. 이 지역은 소련의 지원을 받던 사회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밀을 재배하는 대규모 국영농장이 운영되기도 했다. 현재는 몽골의 농기업들이 수천 헥타르의 농지에 밀농사와 가축 사육을 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밀, 감자, 채소, 훈제어류, 육류와 젖, 양모가 주로 생산된다. 대부분 화학비료는 사용하지 않으나 제초제를 사용하는 대규모 농장으로 밀농사 규모만 600ha(1,800만 평)에 달한다. 토양은 갈색 사양토로 유기물 함량이 높은 편이고 pH. 6~7로 토양의 물리화학성이 우수하다. 그러나 질소와 유효 인산의 함량이 낮은 경우가 많다.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무투입 농법으로 오랜 시간 동안 토양 내 양분을 사용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료 사용이 거의 없다는 점 덕분에 제초 문제만 해결한다면 상당 부분 유기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농업기업들은 제분기업과 협력하여 농지에서 나온 밀로 밀가루를 생산한다. 이들 기업들은 아직 유기농업의 개념조차 없다. 그러나 기업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유통, 판매까지 하게 된다면 소비층의 수요에 의해 유기농업을 금방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셀렝게 지역은 중국 북경에서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철도가 지나고 있어 주요 소비지역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런 물류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이 몽골의 주요 도시에서 소비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전부터 몽골에서는 한국의 우수한 농업기술 및 농업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몽골의 농업 인력을 한국에 연수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이 이제까지는 관행농업이나 시설원예에 집중되었지만 향후 체계적인 유기농업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한다면 몽골 전체지역에 유기농업을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 축산의 비중이 가장 큰 몽골 농업의 특성을 살려 농업과 축산을 연계한다면 경축순환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완전한 유기농업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관수장치를 도입한 농업기업들의 밀생산량이 거의 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보면 적절한 기계와 장치를 도입하여 제초 관리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몽골의 유기농업 도입을 위해 정부정책과 농민, 기업들의 의식 변화가 선행된다면 몽골 전체의 유기농업화도 꿈같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글 이태근 흙살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