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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관리로 희망을 여는 세야마 농원

■ 유기농업 채소단지 세야마 농원
세야마 농원은 동경의 우에노 역에서 전차를 타고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준도시 지역에 위치해 있다. 3.5㏊의 밭에서 30년 전부터 양배추, 당근, 가지, 무, 배추, 브로콜리, 쑥갓, 상추, 시금치, 대파 등 12개 품목을 유기 재배로 생산해서 연간 2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기술적으로도 정립되어 있어서, 장남이 뒤를 이어 농업을 하기로 하고, 부자가 열심히 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세야마 농원은 한눈에 보기에도 토양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 알 수 있을만큼 기름지게 보인다. 양배추를 심은 1㏊ 정도의 밭에는 양배추 사이사이에 거미가 줄을 쳐놓은 것이 많이 보이고, 배추흰나비들이 무리를 지어 여기저기서 날고 있다. “거미는 해충 알이나 미생물을 먹어 치우고, 흰나비가 이렇게 많이 있는 것은 배추벌레가 있다는 것이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세야마 씨는 설명한다.

■ 윤작 농법으로 유기 재배
가지밭에 도착하자 가지를 바로 따서 먼지만 털고 먹어보라고 권한다. 가지밭 주위에는 옥수수가 심어져 있는데 전혀 관리하지 않아 볼품없었다. 가지에는 진딧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진딧물은 무당벌레가 천적이다. 무당벌레의 먹이로 옥수수를 심어놓으면 무당벌레가 많이 모여들고 가지의 진딧물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수수는 사료용이고 키가 커서 방풍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시골 고추밭을 보면 대개 주위에 옥수수가 심어져 있는데 그런 연유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농로에는 클로버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이것도 무당벌레가 좋아하는 식물이라고 설명한다.
■ 농업의 기본은 땅 만들기
세야마 농원이 철저하게 지키는 4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가 토양 만들기다. 자연의 은혜로 생성된 지력도 유기물을 공급하지 않으면 점점 떨어져서 작물의 건전한 생육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세야마 농원은 섬유질을 많이 가진 볏짚, 보릿짚, 왕겨, 낙엽, 목초 등으로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농경지에 유효한 미생물을 투입해서 농지를 활성화하고 있다.
두 번째로 토양 영양 보급원으로 세야마식 배합 비료를 사용한다. 유채박, 밀기울, 대두박, 생선 내장, 골분, 해조 분말, 쌀겨 등을 효소균으로 완전 발효시키고, 여기에 계분, 우분, 말분을 완전히 숙성시킨 것을 더하여 유기 비료로 사용한다. 이렇게 혼합하여 만든 유기 비료를 20년 전부터 ‘세야마식 배합 비료’라고 명명하고 계속 사용해서 시스템적으로 완결시켰다고 한다.
세 번째로 제초제 등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않고 병충해를 제거한다. 식물로 만든 소주, 순수 양조 식초, 식물성 효소, 생선에서 추출한 아미노산이나 전분, 엽면활성요소재를 살포하거나 관수법으로 살포한다. 이렇게 하면 어지간한 해충은 박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당벌레나 거미 등 천적도 적절히 활용한다.
■ 20년 동안 포장별 윤작 시스템 정립
네 번째로 철저한 윤작 체계를 활용한다. 20년 전부터 10여 개의 포장별로 12개 품목의 재배 샹활을 색깔로 명백히 구분될 수 있도록 표시하여 최소한 한 작목이 같은 포장에 5~9년 만에 입식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가지의 경우 한 번 재배하고 난 후 무, 당근, 배추 등 다른 작물을 9년 동안 재배한다. 그다음에 다시 가지를 재배한다. 또 포장별, 연도별, 농사 작업 일지르르 기록하여, 그 포장의 병충해 발생과 작황을 참작하여 다음 해 어떤 작물을 입식할 것인지 결정한다.
이러한 네 가지 원칙을 지킴으로써 잎이 두껍고 색이 선명하고 잔뿌리가 발달한 식물을 만들고, 더욱이 작물의 생리와 생체를 파악해서 성장의 단계마다 그때에 적합한 영양을 공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작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려, 오래 보존할 수 있고, 단맛이 있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알칼리성 자연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저한 윤작과 토양 만들기를 기본으로 한 유기 농업이 높이 평가되어 세야마 농원은 일본 정부의 JAS법(농림 물자의 규격화 및 품질 표시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 JAS 마크를 취득했다. 세야마 씨는 인증 기관이 방문했을 때, 20년 동안 포장별로, 색깔별로 표시한 작물 재배 표시 알람표를 보여주자 더는 확인하지 않고 인증을 해 주었다고 한다. 인증 요금으로 첫해에는 270만 원을 지급했고, 매년 100만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인증 기관은 일본 국내에 67개소가 있으나 오카야마 현, 후쿠시마 현, 아야 읍 등은 지방 자치 단체가 인증 기관으로 등록한 곳도 있다.
■ 생산자와 소비자는 한 가족
세야마 농원의 주변은 전에는 뽕나무를 많이 재배했으나 지금은 대파 등 채소류를 주로 재배하는 전작(田作) 지대이다. 고령화되면서 세야마 씨에게 밭을 임대하겠다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어서 가능한 범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근의 농가들은 주식회사 대지에 납품하지 않고 대부분 시장에 출하한다. 대지에 납품하는 가격은 가끔 시장 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시장 가격이 높을 때는 작황이 좋지 않은 경우이다. 생산량이 없으므로 농가로서는 가격만 높지 아무 효과가 없다. 그러므로 대지에 납품하는 편이 시장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가격을 얻을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소득 확보가 가능하다. 이 점이 농가로서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가격 인상 요구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세야마 씨는 소비자 가정과 대지를 통해서 농장 체험 등 연2회 정도 30년 동안 상호 방문 교류를 하므로 소비자가 가족처럼 되어 있어 가격 인상 요구를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도쿄에 있는 한 소비자의 집을 방문해서 대지에서 공급하는 농산물의 가격 수준을 질문해 보았더니, 슈퍼마켓 가격의 120~150% 정도라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점심 때가 되어 장남은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 요리점 메뉴에는 세야마 농원에서 생산하는 채소를 사용한 요리가3가지 정도 있었다. ‘현(縣) 청이 지정한 음식점’이라는 이름표도 붙어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음식점이라는 뜻이다. 지산지소를 운동만이 아니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사례들이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 있게 전개되고 잇다. 어떤 지역은 관내 쌀을 연중 사용하는 조건으로 지원한다. 이러한 지산지소 실천 계획을 수립한 지자체가 50%가 넘는다.
세야마 씨의 농업은 단순한 농업이 아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생명 산업임이 틀림없다. 20년 동안 12개의 품목을 연도별·포장별로 일목요연하게 색깔로 표시한 윤작 시스템을 보면 세야마 씨가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고, 생산한 농산물에 전적으로 믿음이 간다. 안전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생산자와 소비자 관계가 가족 관계라고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