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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하라 농장

■ 사과 농사 40년 유기 재배
하라 씨의 사과 과수원이 있는 마쓰모토 시 아즈미노 지역은 일본에서도 사과 산지로 유명하다. 밤과 낮의 온도 차가 심하고 북알프스의 청량한 물이 풍부하여 일본 제일의 부사(후지)가 생산된다. 전국 사과 생산량의 25%가 나가노 현에서 생산될 정도로 사과는 나가노 현의 중요한 농작물이다.
이러한 일류 산지에서 40년 전부터 대를 이어가면서, 직접 제조한 유기질 비료만으로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품종 개량도 해 가면서 일생을 바친 하라씨는 전국사과협의회 회장도 지냈다. 사과 농가와 업계에서는 전국적으로 유명인이고,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자타가 인정한다. 하라 씨의 사과 농장에서 신품종으로개발되어 전국적으로 재배된 것만도 10여 품종에 이른다.
신품종은 재배 방법이나 식미 등 미정착의 부분이 많아서 대부분 3~4년의 시험 재배를 통하여 특성이 검증된 후에나 재배되는 것이 보통이다.
■ 3년후 인기 있을 품종을 미리 재배 생산
그러나 하라 씨의 농장에서는 신품종이 다른 농가에 보급되기 전에 대량으로 출하되는 경우가 많다. 하라 씨는 사과의 소비 동향을 3년 앞까지 내다보고 품종 개량과 시험 재배를 하기 위해 20% 정도의 과수원을 비워 놓고 있다. 다른 농가가 한창 생산하여 출하가 시작되면 하라 씨는 다시 3년 후를 내다보고 다른 품종에 눈을 돌린다. 하라 시는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완숙될 때까지 최대한 나무에 매달려 있게 해서 수확하므로 맛이 좋은 사과를 생산한다. 높은 기술려고가 아즈미노의 독특한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된 부사는 당도도 족당하고, 신맛과의 균형감 있는 깊은 맛이 있어 일본 최상품의 사과로 평가한다.

■ 후지 다음은 시나노골드
하라 씨의 농장은 3㏊ 규모이고, 품종은 후지, 아키바에, 시나노골ㄷ, 오우린 등 10여개 품종이 심어져 있다. 연간 150톤 정도를 수확한다. 40년 동안 계속해서 재배하는 것은 후지와 오우린 두 품종이다. 시나노 골드는 나가노 현 과수 시험장에서 골덴과 천추를 교배해 육성한 황색 계통의 긴 원형 사과다. 후지보다 저장성이 좋고 당도는 15도 전후, 산미는 0.4~0.5%로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가장 좋다. 과수원을 안내하면서 하라도시로 씨는 앞으로 후지 대신 시나노골드의 재배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한다. 또 이 과수원에서 돌연 변이 종을 발견하여 등록한 품종인 나가후 12라는 품종과 세이린스파라는 품종도 보여 주었다. 나가후12는 나가노 현 전 지역에서 도입 대상으로 권장받은 품종이 되었고, 수확 시기가 후지보다 약간 빠르고 착색, 식미, 크기가 균형 잡혀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세이린스파는 착색이 좋아 앞으로 유망시되는 품종이고 최근 유럽에서 인기가 있다고 한다.
■ 사과 농가 최초 특별 재배 인증 획득
이 농장은 저독성 농약만을 관행 농법의 절반인 4회 정도 사용하고, 화학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므로 나가노 현에서 사과 농가로소는 최초로 특별 재배 인증을 받았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높은 평가로 이 농장에서 생산된 사과는 30년 동안 100% 주식회사 ‘대지’의 예약회원들에게 공급된다. 1㎏에 보통 9,000원 정도로 공급된다.
이 사과 농장은 유기질 비료도 직접 제조하여 사용한다. 처음에는 생축분을 2톤 차 한 대에 5만원에 사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비료는 질소와 염분이 과다하게 함유되어 있어 적당치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다른 방법을 찾던 중에 유기 비료를 만들 수 있는 커피 찌꺼기가 커피 공장에서 대량으로 폐기처분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커피 찌꺼기는 분명히 유기물인데도 산업 폐기물로 취급되어 사용 후 태워버린다는 것이다. 하라 씨를 중심으로 관내 10곳의 농가가 모여서 <10과 농원>이라는 법인을 만들고 산업 폐기물 처리업 등록을 했다. 10과 농원은 전정 등 사과 재배 기술을 연구하는 모임으로 발족했고 질 좋은 퇴비 생산도 공통의 과제였다. 농지에 산업 폐기물 처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폐기물의 수집과 운반도 자격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하라 씨의 장남 하라도시로 씨에게 도쿄까지 가서 연수를 받아 자격증을 받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보건소에 시설 확인과 처리물이 어느 곳에 사용하는지를 확인한 후 산업 폐기물 처리허가증을 받았다.
■ 커피 찌꺼기 등으로 자체 유기 비료 생산
그 후 15년 동안 커피 찌꺼기(40%)와 녹차 찌꺼기(40%) 그리고 왕겨(20%), 축분(0.3%)을 혼합하여 월 1회 정도 뒤엎어서 충분히 발효시킨 퇴비를 연간 1천톤 생산한다. 커피 찌꺼기는 2톤 당 현금 25만원을 받고 처리해준다. 10a에 3톤의 발효퇴비를 3년간 투입하고 1년은 투입하지 않고 작물을 재배한다. 10과 농원은 무료로 퇴비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이들 사과 농가들은 초생 재배로 켄터키부루그래스를 사과나무 밑에 재배하고 그 위에 퇴비를 살포하므로 오나숙된 퇴비가 아니더라도 사과 뿌리에는 영향이 없다고 한다.
현재 하라 씨 농장은 초생 재배와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서 만든 퇴비만 사용하고 다른 비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볏짚을 깔거나 석회 등 토양 개량제를 사용하는 등 연간 3~4회 했던 작업이 1회만으로 끝나게 되어 노동력 절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것도 메뉴어스프레터라는 기계를 사용하면 하루 30곳 농장에 퇴비 살포가 가능하다.
■ 회원제 예약 판매
사과 판매 방법도 독특하다. 도시 소비자 회원을 상대로 <사과 7회> 모임을 결성 4,500가구를 모집한다. 회원에게는 조생종 사과인 아키바에부터 시작해서 홍옥, 신세계, 오우린, 후지, 시나노골드, 그라니스미스까지 매회 1㎏씩 4,500가구에 1㎏당 9,000~1만 1,000원까지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수확과 동시에 택배로 판매한다. 소비자는 가장 맛이 좋은 사과를 계절에 어울리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생산 농가는 수확 전에 예약을 받았기 때문에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사과는 예술 작품
생전에 하라 씨는 한일 간에 사과 재배 기술 교류에도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었다. 15년 전부터 연 3~4회씩 천안과 안산까지 찾아와서 전정 등 기술 지도를 해주고, 천안의 한 농장에는 하라 농장이 가진 사과 품종의 대부분을 이식해 주었다고 한다.
하라 씨는 사과 농사가 자기 인생의 전부이고, 생산된 사과는 예술작품으로생각했다고 한다. 아들 둘이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나가노 현 과수 시험장에서 2년간 연수를 받았기 때문에 “아버지 못지않게 대를 이을 일본 최고의 사과 명인 가문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