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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과 농업 6차산업화
요즘 소비자들은 안전한 식품 건강에 좋은 식품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외국의 수입농산물이 범람하면서 소비자들의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은 극에 달한 느낌이다.
그래서 농업과 관련해 ‘6차산업화’와 ‘로컬푸드’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관련법이 제정되고 국가의 지원제도도 마련되었다고 한다. 6차산업화나 로컬푸드는 농업과 농촌의 여건이 급변하고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듯하다.
환경변화에 대응해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필요성 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다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농업의 6차산업화와 로컬푸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전제돼야 할까.
우선, 농업인의 인식이 중요하다. 농업의 6차산업화가 농업과 농촌을 위해 중요하다면 무엇보다 이를 수용하는 농업인의 자립의지가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농협이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농업인들은 자금지원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자금만 지원되면 6차산업화든 로컬푸드든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인가? 오랫동안의 농정사를 보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서 성공한 사례는 안타깝지만 그렇게 많지 않다. 박하·고구마 가공, 농촌 관광농장, 농기계 반값 공급, 농업 구조개선 사업, 파머스마켓 등 여러 지원 정책이 실패했다.
살겠다는 의지가 강한 환자는 죽을병도 낫지만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한 환자는 백약이 무효라고 한다. 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농민의 자립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농업의 6차산업화와 로컬푸드 사업 역시 보조금을 논하기에 앞서 농업인들이 자립의지를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농업인의 자립의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로컬푸드 매장이나 농가식당에서 판매 또는 가공하는 농산물이 지역 내에서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농업인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팔고 싶은 농산물이 아닌 팔리는 농산물을 생산하게 되며, 6차산업화와도 쉽게 연결된다.
두 번째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농업의 6차산업화도 유기농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도 농촌지역 노인과 부녀자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인간은 일을 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삶의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제업즉수행(諸業卽修行)이다. 일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 즉, 일이 복지라는 뜻이다. 농촌의 고령자와 부녀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더 좋은 복지다.
세 번째로, 애향심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가나 지역사회에는 강한 애정과 희생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존재한다. 우리 농촌사회도 사명감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시대를 변화시키는 지도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이 있다. 새마을운동도 지도자 양성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유기농업도 ,로컬푸드도 ,농업의 6차산업화도 정부의 의욕과 자금 지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도자가 있는 지역은 인구 유입도 늘고 소득도 올라서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된다.
네 번째는, 영농지도 등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유통구조는 전국 곳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대도시 도매시장에 집중했다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구조다. 그래서 지방의 직매장이 구색을 갖추기는 여간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로컬푸드 매장의 경우 운영 핵심은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장거리 수송해서 구색을 갖추고 대량으로 파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존의 유통매장과 차이가 없다.
처음 시작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비율이 높지 않더라도, 생산자 대상의 영농지도를 통해 팔리는 농산물 중에서 지역에서 생산 가능한 농산물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그래야 농가소득 증대와 농민의 건강수명 연장, 지역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 식량자급률 향상도 가능하다. 직매장 사업의 성공은 일석사조다. 우리 농정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유기농산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유기농산물은 비싸다는 인식이 바뀌어야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교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의 삶이 유지될 수 있어야함을 인식하는 소비자가 되어야한다. 생산자도 최대한 저렴하게 생산하고 믿을 수 있는 유기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
상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지금 잘 팔리고 있는 농산물이 앞으로도 계속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소비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식자재와 맛있는 것, 건강에 좋은 것을 원한다.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고객이 뜸해지고 폐업까지 이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농산물과 가공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이를 찾는 지도자의 노력이 중요하다.
농업은 단순한 비교우위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농업이 있는 나라는 품격이 높은 나라라는 생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현의송 흙살림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