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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는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의 유기농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대도시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농산물의 농약에 대한 우려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발맞추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자 하는 농가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에는 커피산지로 유명한 부온마투옷(Buon Ma Thuot)에서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를 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 니코니코 야사이 농장의 시작
베트남의 수도인 호치민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온마투옷에서 유기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시오가와 미노루씨(33세)는 2005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유기농업에 대한 꿈을 품고 베트남으로 넘어오게 된다. 5년간 NPO 프로젝트에 일본어 강사로 참여하면서 일본의 유기농가에게서 연수를 받고 귀국한 젊은 베트남인들을 지원하는 일을 맡았다. 2010년부터는 직접 농업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NPO 일을 그만둔 후 6개월간 300평 규모의 토지를 빌려 유기농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호치민시에서 판로개척에 나서게 된다. 그러던 중 NPO 강사 활동 시절에 함께 했던 베트남 젊은이들이 차츰 모이기 시작하면서 함께 유기농업을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게 되었고 2011년 11월에 유한회사 NICONICO YASAI(‘웃는 채소’라는 의미)를 설립하게 된다. 현재 총 1,500평의 직영 농장과 4개의 제휴 농장에서 일본인 1명과 베트남 현지 스태프 10명 정도와 농사를 짓고 있다. 전부 30~40 종류의 채소를 재배하고 있으며 매일 15~20여종의 채소를 출하하고 있다.
채소들의 종자는 지역의 종묘상에서 사오는 것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끔은 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 생산된 종자도 동네 종묘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일본의 고구마 같은 경우는 베트남에도 보급되어 있어 종자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유기질 비료로는 원래 시범적으로 닭똥을 사용했는데 닭을 사육하는 과정에 항생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아무리 유기질이라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되어 사용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쓰기 시작한 것이 카사바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의 똥이었다. 누에 똥과 카사바 잎이 잘 섞이게 되면 양질의 비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양잠공장이 망하게 되면서 농장 내에서 자급이 가능한 방법을 택하기로 하고 돼지를 기르기 시작, 현재는 돼지 똥을 사용하고 있다.
농약을 대신한 살충제로는 식초와 소주, 마늘, 고추 등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님(neem)이라고 하는 허브 종류를 구할 수 있어서 님 종자에서 추출한 엑기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님의 나무도 농장에서 직접 기르고 있다. 또 그물터널을 만들거나 채소에 천을 덮는 방법들을 통해 벌레가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본에서 농업 연수를 받은 베트남 스태프들이 직접 고안해낸 방법이다.
현재 니코니코 야사이는 부온마투옷 직영 농장 이외에도 인근 생산자들과 네 군데에서 협동농장 형태로 공동 출하를 하고 있다.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으로 호치민에서의 판로가 확대되면서 생산규모를 늘려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직영 농장 규모를 늘리는 방법도 생각했으나 주위에서 함께 하겠다는 동료들이 늘어나면서 제휴형태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방식의 유기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유기농업에 대한 의식부터 자재에 이르기까지 협의를 거쳐 공통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다음 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