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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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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과 토양유기물 함량
흙살림 조회수 436회 15-05-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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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정한 “흙의 해”에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에 한마디>

금년은 유엔이 정한 흙의 해다. 흙은 생명의 어머니이고 농업의 모체라고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그 중요성이 표현 되고 있는데 사실이 그렇다. 그리고 정부와 각종 여러 단체에서도 흙을 살려야 된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고 사단법인 흙살림 연구소도 이름 자체가 흙을 살려야 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단체로 수고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지 농토를 대상으로 한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지면 관계상 오늘은 농사에 제일 중요한 토양유기물함량 한가지만이라도 얘기를 해보자.

얼마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농토의 토양유기물함량 목표기준치는 2.5~3.5%였는데 이제는 2~3%로 내려왔다. 땅심(지력)이 높다 낮다는 토양유기물함량으로 판단을 하는데 목표치가 낮아 졌다는것은 우리나라 농토의 토양유기물함량이 그만큼 더 낮아졌다는 얘기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인접 일본의 농업잡지에 실린 내용인데 가슴에 와닿아 그대로 옮겨보면 “2차대전(戰)후 얼마동안 퇴비가 없어도 어느정도의 화학비료만 있으면 작물의 대부분이 상당한 수량의 수확을 한때가 있었다. 그시기에는 퇴비를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퇴비1톤에 질소와 인산과 기타양분이 얼마나 있는가? 하면서 돈으로 화학비료를 사면 간단한데 얼마 안되는 소량의 양분을 얻기 위해서 도대체 막대한 인력과 시간과 돈을 드려서 퇴비를 만들 가치가 있는것일까? 심하게는 퇴비무용론(無用論)이 나왔으며 더욱 중요한것은 지도기관에서도 우습게 보았던 때가 한 때 있었다. 그와 같이 퇴비를 주지 않아도 작물을 그런대로 수확 할수 있었던 것은 전쟁전에 퇴구비를 상당량 농가마다 논과 밭에 많이들 넣어준 탓에 그중 몇%가 아직 난분해성인 내구부식으로 남아 수년동안 서서히 퇴비효과를 지속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종래에 저금해 둔것을 조금씩 찾아 먹은 결과이며 남은것이 없어서 농사가 안될때 거기에 퇴비를 넣어보면 과연 퇴비없이는 작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될것이다” 라고 했다.

그럼 여기서 우리나라 농업의 현주소를 한번 살펴보자. 1970년대까지 껶어온 보리고개를 해결하기 위해서 품종개발과 농약과 화학비료에 대해선 괄목할만한 발전을 가져왔다고 할 수가 있다. 통계자료를 보면 1922년경에는 우리농토의 논토양유기물함량이 4.4%(밭토양3.4%)까지 올라간 때도 있었는데 점점 낮아져 2000년대에 들어와서 2.2%대로 낮아졌다. 이는 OECD 34개국중에서 꼴찌 수준이다. 그동안 토양유기물에 대한 관심보다는 화학비료 위주의 농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토양유기물이 낮으면 땅심이 떨어져 농사가 제대로 안된다. 예를 들어 병충해가 심하고 수확량이 떨어지고 맛도 없으며 영양분도 적고 연작의 피해가 심해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친환경농업이 대세다. 그런데 특히나 친환경농업은 땅심이 뒷받침이 안되면 더욱 불가능하다. 친환경재배 농가도 2부류로 분류를 할 수가 있는데 퇴비와 녹비작물과 볏짚등 유기물을 활용해서 땅심을 높여 제대로 할려고 하는 사람과 토양유기물은 무시한채 영양제와 미생물로만 사용해 농약검출만 안되면 된다는 식의 농사인데 후자의 경우 토양유기물함량이 1~2%내외에 불과한 곳도 상당수 확인을 할 수가 있었으며 이런 곳에서는 제아무리 수고를 해도 좋은 품질과 수량이 절대로 제대로 지속적으로 나올 리가 없다.

최근 친환경농업에서 친환경자재비가 비싸다고 생산비절감을 해야된다는 분들이 참으로 많은데 병충해를 줄이거나 없게 하는 첫 번째 방법이 땅심을 살리는 일이다. 땅심이 없고 척박하여 건강한 작물이 자랄수 없는 곳에 값비싼 영양제나 미생물등 고급자재를 제아무리 사용해본들 효과는 극히 제한적이고 몇년 못가 친환경농업을 포기 해야만 된다. 그래서 친환경농업을 제대로 할려면 토양유기물함량이 적어도 4~5%정도는 되어야 되는데 사례 두가지만 들어보면 첫 번째 수도작의 경우10a(300평)당 관행농업일 때 토양유기물함량은 2.2%(무기태질소 자체생성량 4kg)기준으로 약9kg의 질소를 시비해서 쌀500kg을 생산하는데 유기농업을 하는 상주시 김태건농가는 토양유기물함량이 4%(무기태질소 자체생성량 8kg)이상으로 앞의 질소량보다 적은 약6.5kg을 시비해서 쌀630kg이상을 수확하고 있다. 이 두곳을 비교해보면 토양유기물함량에 따라서 땅에서 자체 생성되는 질소량의 차이가 크다는 것과 일반농업보다 땅심이 좋은 유기농업에서는 수확량이 훨씬 많으며 비싼가격으로도 팔수가 있어 두배정도의 소득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두 번째로 아주 어렵다고 하는 사과 유기재배의 경우 영주시의 김동진(흙살림 회원) 농가의 경우 토양유기물함량이 7.2%로 유기재배에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을 5~6회정도만 치면 병충해 어려움없이 유기재배가 되고 특히나 2년 전 부터는 해충유인 포획기를 사용치 않고 있다. 토양과 주위 환경의 생태계가 복원이 되니까 해충이 없어 자연적으로 해결이 됐다고 했다. 그리고 땅이 완전히 떼알조직으로 스폰지화 되어 있고 지렁이가 많이 살고 이른 봄에 전정한 가지를 그대로 과수원에 방치해 두었는데도 9월경에는 흔적을 찾아볼수가 없도록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다 되어 버렸다.

현재 우리는 영양제나 미생물을 무분별하게 너무 좋아하고 있다. 앞서 적은 단단한 목질의 사과나무의 전정가지가 토양미생물에 의해서 수개월내에 분해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곳은 볏짚이 1년이 되어도 분해가 안 되는 곳이 있다. 이게 바로 땅심의 차이다. 미생물은 먹이로서 탄소성분을 에너지원으로 질소성분을 영양원으로 하여 활성화가 된다. 그런데 탄소가 주성분인 유기물은 안주고 영양제와 미생물만 땅에 준다면 그나마 땅속에 아직 소량으로 남아있는 토양유기물(탄소)을 미생물들이 먹고 이를 급속히 분해시켜 미생물들의 활성화로 영양분공급이 되어 몇년간은 농사가 그런대로 된다. 그러나 그뒤 부터는 토양유기물 부족으로 땅이 굳어져 보수력과 보비력 통기성등이 불량한 토양이 되고 병충해도 심해지고 연작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사람이 식사를 하는데 밥과 국과 반찬이 있다. 토양의 밥은 유기물이고 반찬은 유박같은 유기질비료(일반농업에선 화학비료)이며 국은 액비를 만들어 주는거라고 비유를 한다면 거의 맞는 말일 것이다. 사람이 밥은 안먹고 반찬과 국만 먹어서 건강을 유지할 수가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래서 흙에서는 적정한 토양유기물함량(땅심) 없이 친환경농업 특히 유기농업은 어렵다는 것이다.

이제 정리를 해보면 친환경농업 특히 유기농업에 성공한분들은 공통적으로 땅심을 살리고 그 땅심을 살리는 데는 좋은 퇴비(유기물)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 이라고 한다. 이말은 흙이 살아야 농사도 잘되고 또 이런곳에서 생산되는 좋은 농산물을 먹어야 사람도 건강하며 환경도 따라서 산다는 얘기일 것이다. 유엔이 정한 금년 흙의 해에 우리는 어떻게 땅을 되살려 고품질의 친환경농업을 할것인가?에 대해서 한번더 고민하고 실천해 주길 부탁드린다.